‘4번째 이적’ 김동량, “팀 위해 희생할 준비 되어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27일 수원 KT와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박찬호와 이윤기를 내보내고, 김동량을 영입했다. 팀 내 최고참인 차바위와 조상열, 박지훈보다 고참인 김동량의 영입 대가가 이제 갓 군 문제를 해결했거나 해결하는 젊은 두 선수다.
가스공사는 2023~2024시즌 선수 등록 마감일 기준 전주 KCC와 함께 가장 많은 18명을 등록했다. 그럼에도 샐러리캡 소진율은 68.8%다. 선수는 많은데 샐러리캡 소진율이 낮다는 건 그만큼 활용도가 높은 선수가 적다는 의미다.
강혁 가스공사 감독대행은 “이대헌이 40분을 뛸 수 없어서 백업이 필요했다. 대헌이가 빠졌을 때 4번(파워포워드) 백업이 있어야 한다”며 “김동량을 선택한 이유는 움직임 센스가 좋고, 슛도 나쁘지 않다. (아이제아) 힉스와 같이 삼성에서 뛰어봤다. 잘 움직여서 잘 받아먹었다. 경험 등 두루두루 고려할 때 동량이는 10분에서 15분을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김동량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동량은 27일 전화통화에서 “이제는 (현대모비스, LG, 삼성, KT에 이어) 5번째 팀이다. 오히려 첫 번째, 두 번째 팀을 옮겼을 때보다 더 많은 연락을 받았다. 응원의 메시지도 가장 많이 받은 트레이드”라며 “연차도 쌓여서 걱정하는 마음이었는데 감사하다”고 이적 소감을 전했다.
김동량은 2019~2020시즌 창원 LG에서 코치였던 강혁 감독대행과 한 시즌을 같이 보낸 적이 있다.
3년 만에 강혁 감독대행과 재회하는 김동량은 “LG에 있을 때 가르침을 많이 받았고, 서로 기억이 좋다.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스타일에 맞추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필요해서 불러주신 것에 감사하다. KT에서 1년 만에 트레이드가 되었지만, 동기부여가 된다. 열심히 한 번 잘 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동량은 지난 시즌 KT에서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김동량은 “경기는 많이 안 뛰었지만, 매경기 챙겨봤다. 경기를 보며 이렇게 했을 때는 내 역할이 필요하구나 공부했다”며 “연차가 있으니까 중심을 잡아주고, 선수와 팀에 어떤 부분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가스공사가 김동량을 영입한 이유 중에는 계약을 마친 아이제아 힉스와 서울 삼성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준 것도 있다.
김동량은 힉스를 언급하자 “삼성에 있을 때 같이 한 시즌을 뛰었다. 중간에 부상으로 나갔지만, 너무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고, 국내선수와 조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수다. 힉스는 외국선수인데 팀을 위해 희생한다. 많이 기대된다”며 “힉스는 내외곽 모두 가능하다. 내 스타일이 1대1로 해결하기보다 받아먹는 득점과 움직임에 특화가 되어 있는데 그걸 잘 봐준다. 외국선수인데 자신의 기록보다 시너지를 중요하게 여겨서 나와 잘 맞았다. 실제로 사이도 좋았다”고 기억했다.
이번 트레이드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에는 김동량을 영입하기 위해 이윤기까지 내준 아쉬움이 많이 담겨있다.
김동량은 “그런 시선은 당연히 있을 거고, 욕하거나 반대로 응원을 하시는 팬들도 있을 거다”며 “흔들리기보다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그런 의견이 사라질 거다. 이 팀에 필요로 해서 왔다는 걸 강조하고 싶고, 팀을 위해 희생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가스공사에서 최고참인 김동량은 “어느 팀을 가더라도 최고참이다. 나이를 먹었다. 주위에서 나이를 우려하시는데 몸을 잘 만들고, 잘 준비해서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동기부여도 된다”고 했다.
김동량은 데뷔 후 등번호를 24번과 31번, 13번, 20번, 8번을 사용했다. 가장 오래 단 번호는 4시즌 동안 사용한 13번이다. 가스공사에서도 13번을 사용하기로 했다.
김동량은 “크게 의미가 있거나 이유나 있는 건 아니다. (가스공사에서는) 13번이 비어 있었고, 오래 쓰면 자기와 잘 맞다고 생각하고 잘 어울린다”고 13번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KT에서 가스공사로 팀을 옮기며 하루를 보낸 김동량은 “KT와 이적하게 되었다며 미팅을 하고 가스공사로 이적할 때까지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별 느낌이 없었는데 하루를 마무리하며 돌아보니 연락이 많이 왔다”며 “그런 걸 보면서 첫 이적이 아님에도 5번째 팀인데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고, 벅차 오르기도 해서 혼자 많은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김동량은 마지막으로 “KT에서 지난 시즌 FA로 좋은 조건으로 불러주셨는데 보여준 거 없이 떠나서 죄송하다. 내가 있는 동안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배려를 해주시고, 나를 위해서 많이 도와주셨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KT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가스공사에 뒤늦게 합류하게 되었다. 마음가짐은 신인 같이 열정을 찾아서 팀을 위해 희생할 테니까 열심히 응원해주시면 그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가스공사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가스공사는 28일 오후 3시 연세대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김동량은 이날 적은 시간이라도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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