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반환 대출 완화, 역전세 진정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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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 증대로 지난해부터 국내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빙하기에 진입했으나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동결과 정부의 규제 완화 대책이 차츰 시행되며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수심리 회복에 따라 하락한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라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지역별 양극화로 인해 분양 시장 침체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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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시중자금흐름 및 주요 이슈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주택시장은 매수심리가 개선되며 가격 하락폭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국내 주택과 아파트 가격은 약 2년 전 수준으로 하락, 주택 매입 여건이 개선되고 저평가 매물이 늘며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규제완화책과 매수심리 개선 또한 작용하며 매매·전세가격 하락 속도가 느려지고 저가 매수세가 이어졌다. 저점 인식이 확산되고 급매 소진 후 호가가 상승하며 가격 낙폭은 줄어들었는데, 특히 저평가 매물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 KB부동산의 매매·전세가격 변동률에 따르면 지난 1월 1%이던 가격 상승지역 비중은 5월 16%로 상승했다.
급매 소진과 매매 거래량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특례보금자리론으로 대표되는 정책 모기지가 꼽혔다. 지난 2월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게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까지 저금리 대출을 가능케 했다. 이는 실수요와 자금 마련에 도움을 줘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해석이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하락으로 전세가까지 떨어지며 역전세난 심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으나 정책적 지원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계약기간이 남은 가구 중 역전세 위험 가구는 지난해 1월 51만7000가구에서 지난 4월 102만6000가구로 늘었다.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는 특히 연립·다세대주택과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립주택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적어 과거 집값 상승기 때 갭투자가 용이했으나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새로 계약을 하겠다는 이들이 줄어들기에 신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보증금 반환이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전세계약 갱신이나 월세 전환 등을 통해 임대차 계약이 지속될 수도 있지만 월세화나 자금마련 과정에서 할인 매물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역전세난에 처한 집주인을 대상으로 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에 한해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기에 역전세 여파는 다소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수심리는 소폭 개선됐으나 분양시장 양극화는 여전히 시장의 뇌관으로 남은 상황이다. 미분양 우려로 분양 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금리 하락, 청약 규제 완화 등이 이뤄지긴 했으나 사업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만 분양이 진행되다 보니 수요 또한 서울 등 일부 지역에 쏠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기준 청약경쟁률은 전년 말 대비 상승했으나 부산, 강원 등 지난해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인 지역이 대다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주택 경기 하락세가 차츰 둔화되며 분양시장 여건도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호조가 어렵다"며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이 지속되고 금융비용도 오르면서 분양가 상승은 정해진 수순인데다 이미 공급된 물량 또한 청약 경쟁률 증가를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강남과 같이 가격 상승 기대가 형성되는 지역에서는 투자 수요가 집중되며 경쟁률이 반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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