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부실시공에 발목…엇갈린 건설사 실적
GS, 검단 사고로 적자…DL이앤씨·HDC현산, 주택 타격
올해 2분기 주요 상장 건설사들은 엇갈린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 확대에 성공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의 경우 몸집을 불리는 동시에 수익성도 개선했다. 주택 사업 원가율 증가를 수익성이 좋은 해외 사업으로 만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국내 주택 사업에 발목이 잡히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GS건설은 인천 검단 아파트 사고로 9년 만에 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수주 실적의 경우 해외 사업과 비주택 사업이 성패를 갈랐다. 국내 주택 수주의 경우 대부분 건설사가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실적을 나타냈다. 반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며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DL이앤씨의 경우 플랜트 사업 확대로 실적을 냈다.
건설사 매출액 증가…수익성은 엇갈려
국내 주요 상장 건설사들이 공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액은 대부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쌓아둔 국내 주택 사업과 해외 사업 등에서 여전히 견조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의 경우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3조 3590억원에서 올해 4조 7510억원으로 41.4% 늘었고, 현대건설 역시 같은 기간 5조 57940억원에서 7조 1634억원으로 38.4% 증가하며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했다. 대우건설도 3조 4409억원에서 3조 2714억원으로 34% 늘었다.
GS건설과 DL이앤씨도 각각 14.7%,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지난해보다 2.7% 감소했다.
수익성은 건설사 별로 확연하게 엇갈렸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6.8%, 152% 증가하며 눈에 띄는 실적을 보였다. 현대건설도 전 분기보다 27.4%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업체들의 경우 수익성이 비교적 좋은 해외 사업에서 매출이 확대하며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가장 높은 영업익 증가율을 보인 대우건설에 대해 "주택건축 부문 원가율이 상승했지만 베트남 용지 매각 매출과 플랜트 부문 매출 및 원가율 호조 지속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91.4% 줄었다. DL이앤씨 역시 건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46.6% 감소했다.
GS건설은 2분기에 인천 검단 아파트의 재시공에 따른 결산손실 5500억원을 반영하면서 분기 기준으로 9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주택 수주 감소…삼성·현대·대우, 해외로 만회
신규 수주는 모든 건설사가 국내 주택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실적을 나타냈다. 다만 해외 사업과 플랜트 등 비주택 부문에서 성과를 낸 건설사의 경우 이를 만회하며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가장 눈에 띄는 수주 실적을 보였다. 삼성물산의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14조 3720억원으로 올해 기존 목표치(13조 8000억원)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연간 수주 목표를 19조 90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해외 수주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상반기 해외 수주는 3조 4510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7조 27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중 삼성전자가 발주한 미국 테일러 반도체 공장 수주 규모만 5조 8000억원에 달한다.
대우건설 역시 상반기 해외 신규 수주액이 2조 3054억원으로 연간 목표치(1조 8000억원)를 초과 달성하며 국내 주택 수주 실적 저하를 만회했다. 현대건설도 국내 신규 수주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48.1% 줄었지만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올해 수주 목표의 71.3%를 달성했다.
DL이앤씨는 플랜트 등 비주택 사업으로 양호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 국내 석유화학사업인 샤힌 프로젝트 중 1조 4000억원 규모의 패키지1 TC2C 공사를 따낸 게 대표적이다.
반면 GS건설의 경우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신규 수주액이 전년보다 줄어들며 올해 연간 목표액의 39.2%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국내 주택 사업 비중이 90%에 가까운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액이 4129억원에 그치며 연간 목표(2조원)액의 20%가량만을 채웠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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