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업 자녀’?…취업보다 낫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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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에 사는 21살 이 모 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자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이 보도한 중국의 한 '전업 자녀'의 모습입니다.
CNN은 앞서 든 사례처럼 직장을 떠나 집에서 '전문적인' 가사일을 하고, 부모한테서 돈을 받는 '전업 자녀'들이 중국에서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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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출처:게티 이미지뱅크)
■ 취업 대신 '전업 자녀'
중국 허난성에 사는 21살 이 모 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자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그녀는 요즘 가족들을 위해 식료품을 사고, 치매인 할머니를 돌보는 것을 포함해 각종 집안일을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월급은 부모님한테 받습니다. 한 달에 6천 위안, 우리 돈 약 백만 원 정도인데 이 지역 중산층 급여 정도에 해당하는 꽤 괜찮은 수준입니다. "더 많은 돈을 주는 직업도, 더 나은 삶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미국 CNN 방송이 보도한 중국의 한 '전업 자녀'의 모습입니다.
CNN은 앞서 든 사례처럼 직장을 떠나 집에서 '전문적인' 가사일을 하고, 부모한테서 돈을 받는 '전업 자녀'들이 중국에서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 그룹을 만들어서 '전업 자녀'로서의 일상을 공유하는 청년들도 속속 생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직업을 가진 다른 청년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도시에서 일하는 청년들은 3천에서 4천 위안 정도의 월급을 받지만 스스로를 전혀 부양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부모님 집에서 먹고, 자고, 부모님이 집값이나 차 값을 대고 있죠."
-CNN 중국 '전업 자녀' 인터뷰 발췌-
■ 줄어드는 기회, 거세지는 경쟁
CNN은 이런 중국의 '전업 자녀' 현상이 수십 년간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지금의 부모 세대를 부유하게 해 줬던 중국 사회에서 젊은 층을 위한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21.3%를 기록했습니다. 그 전달 20.8%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습니다.
공식 집계에 드러난 것보다 중국 청년들의 구직 상황은 훨씬 더 안 좋은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대 장단단 교수는 구직 의사를 아예 접은 이른바 '탕핑족(가만히 누워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청년들)'과 부모에게 기대 사는 '캥거루족'까지 실업자에 포함할 경우 중국의 3월 실업률은 46.5%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 이후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부동산 경기와 소비도 둔화된 상태라면서, 분배를 강조하며 시진핑 주석이 내놓은 '공동부유'라는 국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일자리가 줄어든 상태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전업 자녀'는 계속된다?
전업 자녀를 택한 또다른 중국 청년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대학 졸업 후 사교육 업계에서 일했던 24살 첸 모 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사교육을 금지하면서 2년 전 직장을 잃고 전업 자녀의 길을 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전업 자녀로 일하고 있지만, 꾸준히 정부와 관련된 일자리에 지원하면서 대학원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3명을 선발하는 자리에 3만 명의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구직 경쟁은 치열하고, 일자리 찾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래도 전업 자녀로 계속 살 수는 없어요.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직장을 찾아야죠. 그렇지 않으면 아마 심리적인 고통이 아주 커질 겁니다."
자의든 타의든 전업 자녀를 택한 중국의 일부 청년들이 단기적으로는 자신의 상태에 만족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보다 사회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싶어 한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전업 자녀' 현상이 중국 청년층의 실업률을 낮출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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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경 기자 (truth2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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