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장악 못해"···현대차·BMW·GM, '反머스크' 연합 결성 [김기혁의 테슬라롱숏]
전기차 충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야심 찬 구상에 반대하는 진영이 탄생했습니다. 현대자동차·기아(000270)·BMW·제너럴모터스(GM)·혼다·메르세데스벤츠·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에서 충전 동맹을 결성하기로 한 것입니다.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주를 막고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행보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현대차(005380)·기아를 비롯한 7개 메이저 완성차 제조사는 26일(현지 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북미 지역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세운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자금을 동일하게 분담해 총 10억 달러(약 1조 27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합작법인은 시내와 고속도로에 최소 3만 개의 고출력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모든 전기차 고객이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미국 표준인 CCS와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NACS 커넥터를 함께 제공한다고 합니다. 내년 여름에 미국에서 첫 충전소를 연 뒤 캐나다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들 업체는 충전 인프라를 확대해 전기차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입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 투자는 현대차의 ‘인류를 위한 진보’ 비전과 일맥상통한다”며 “현대차의 전동화 전문성은 충전 환경 재정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모두 참여한 만큼 전기차 충전 합작법인은 현대차그룹이 다른 브랜드보다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동맹을 발판으로 충전 시장을 장악해가는 테슬라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전체 고속 충전소의 6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만 1만 2000개의 초고속 충전소 ‘슈퍼차저’를 운영 중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높은 충전 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죠. 올해 초 자사 충전소를 개방한 뒤 포드·GM·리비안 등 북미 업체에 이어 볼보·닛산 등 유럽·일본 자동차 기업까지 테슬라 충전 규격인 NACS에 가세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규격 표준이 CCS에서 NACS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게 사실입니다.
현대차그룹은 NACS 합류 여부에 대해 유보적인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전 분야에서 反테슬라 진영을 구축한 것은 CCS에 계속 힘을 싣는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CCS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죠.
현대차그룹으로선 CCS 규격을 유지할 필요성이 상당합니다. NACS 규격을 따를 경우 현대차에서 개발한800V 초급속 충전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전력 기반이 400V인 테슬라 차량에 특화된 NACS를 접목하면 CCS 방식에 비해 충전 속도가 크게 느려집니다. 여기에 테슬라가 데이터를 들여다볼 우려도 있습니다.
충전 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도 메이저 완성차 업계의 이례적인 동맹에 힘을 싣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특히 미국은 장거리 운전이 잦아 주변 충전소 확충 수준이 전기차 구매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충전 인프라가 우수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테슬라의 올 2분기 판매량이 도요타를 앞질렀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체적으로 볼 때는 여전히 충전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죠.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7월 현재 미국에서는 230만 대의 전기차가 3만 2000대의 공공 DC 고속 충전기를 이용하고 있니다다. 평균적으로 72대가 충전기 한 대를 쓰는 셈이죠.
어째 됐든 완성차 업계의 본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전기차 충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 조사 기관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내년부터 10년간 연평균 14%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2034년 기준 시장 규모는 1230억 달러(약 1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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