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65억 빼돌린 여직원…자금난 회사는 결국 폐업 [사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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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에서 10여 년 동안 전자부품 및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던 업체는 지난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다.
거래 업체에서는 결제 대금을 송금했다고 했지만 회사 통장은 비어있었다.
그러면서 "피해액이 상당하고 피해를 입은 회사는 폐업해 피해 회복은 더 이상 불가능한 점, 범행 수법이나 기간, 횟수 등을 고려하면 장기간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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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회생절차 중 덜미…"피해회복 불가능" 징역 6년 선고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충남 천안에서 10여 년 동안 전자부품 및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던 업체는 지난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다. 거래 업체에서는 결제 대금을 송금했다고 했지만 회사 통장은 비어있었다. 이미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던 업체로부터는 결제 독촉이 이어졌다. 업체 대표는 회생절차에 들어가서야 회사 곳간에 구멍이 뚫린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회삿돈을 빼돌린 범인이 직원 A씨(48·여)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회사를 되살리기에는 때가 늦었다. 신용을 잃은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A씨는 지난 2012년 입사해 재무관련 업무를 맡았다. 회사 법인 통장을 손에 쥐고 대금 집행 및 관리, 경비 지출, 자금 일보 작성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입사한 지 4년이 지난 2016년 1월, A씨는 회사 통장에 있는 돈 1630만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이체했다. 회사 명의의 다른 통장으로 이체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범행은 반복됐고 대담해졌다. 거래처의 결제 대금도 자신이 관리하는 통장으로 입금받기도 했다.
A씨는 회사가 법인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2022년 10월까지 6년간 모두 770차례에 걸쳐 회삿돈 65억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옮겼다.
이름이 바뀐 돈은 A씨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사용됐다. A씨는 수억원을 주고 백화점 상품권을 사는 등 남편과 함께 수십억원을 썼다. A씨의 집에는 명품의류가 400벌이 넘었다.
A씨는 회사가 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꼬리가 밟혔다. 회사는 A씨를 고소했고 A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으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범행이 드러나자 6억원을 회사에 이체했다. 집과 자동차, 명품 등을 팔아 마련한 3억원을 회사에 돌려주고 급여와 퇴직금 등은 받지 않기로 했다.
법정에 선 A씨는 "수감 생활을 통해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변제 약속을 지키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울먹였다.
하지만 피해 업체는 "변제받은 금액 중 일부는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일 뿐 그 자체도 횡령"이라며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고 입사 초기부터 범죄 가능성을 의심했다.
재판부도 일부 피해 변제 금액에 대해 "횡령 범행이 발각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일 뿐, 범행에 대한 반성으로 이뤄진 피해 회복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A씨에 대한 유리한 양형 요소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해액이 상당하고 피해를 입은 회사는 폐업해 피해 회복은 더 이상 불가능한 점, 범행 수법이나 기간, 횟수 등을 고려하면 장기간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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