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KOMCA 추가열 회장, "임기 내 5000억 시대 열겠다"
"공정위 과징금 부과는 부당한 처분, 적법절차에 따라 소명"
(사)음저협 사령탑 첫 해에 3000억 달성-올해 목표 4000억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지금 K 팝의 성장 속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유튜브 등 전송 매체가 확대되면서 저작권료도 현실화가 절실합니다. 이전과 비교하면 이미 상당한 성과를 냈지만 확장 여력은 여전히 많아요. 보다 체계적인 관리로 K팝 주역들의 정당한 권리를 확보해야죠."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콤카) 추가열 회장은 만나자 마자 저작권료 징수에 대한 권리 확장과 현실화를 역설했다.
추 회장은 언더그라운드 음악 클럽에서 통기타 포크 팝 가수로 활동하다 '나같은 건 없는 건가요'를 불러 대중적 입지를 다진 뒤 수많은 히트곡들을 쓴 가요계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다.
그는 음원 및 음악 저작권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오랜기간 음악저작권 신탁관리단체 전문기관 임원을 맡아 창작자들의 권리보호와 확대 등에 심혈을 기울였고 지난해 2월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 24대 회장에 당선됐다.
"지난 1년6개월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만큼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드라마틱하다고 해야할까요. 10개월만에 징수금액은 기존 2000억 대에서 3000억 대로 뛰었고, 올해 연말 4000억 대 목표도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임기 내 5000억 시대를 열 수 있을거란 희망은 결코 꿈이 아닙니다."
그는 임기 2년차에 전임자들과 수치로 비교할 수 없을만큼 이미 큰 성과를 냈음에도 바라보는 목표 달성치는 크고 높다. K팝의 위상과 규모가 확장될수록 저작권료의 확보 영역은 넓어지고, 상대적으로 누수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내년에 출범 60주년을 맞는다. 대외 위상을 키우는 굵직한 행사도 예정돼 있다. 사상 처음으로 콤카어워즈(KOMCA Awards)를 선보이고, 20년만에 서울에서 시삭(CISAC,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 총회를 개최한다.
혁신적 개혁을 추진한 윤명선 전 회장(22대)의 바통을 이어받고, 투명한 업무 추진 시스템을 도입해 역대 가장 높은 성과와 재도약을 벼르고 있는 그의 향후 포부와 전망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27일 오후 서울 발산동 한국저작권협회 집무실에서 2시간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추가열 회장과의 인터뷰>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최근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다. 사령탑을 맡은 지 1년6개월이 됐는데 소감부터 한 마디 해달라.
60년의 역사라고 하지만 초기엔 너무나 초라하고 미미했습니다. 시스템 부재속에 저작권리에 대한 개념이나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협회는 지난 10년간 선진국형 음악신탁관리단체로 자리매김했고, 최근 몇년 사이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협회가 그만큼 투명해졌고 인식변화를 위한 자정노력들이 빛을 발한 덕분입니다. 머지않아 일본을 넘어 아시아 종주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1964년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사단 법인으로 탄생했다. 저작권법에 따라 음악 저작권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관리하며 음악 사용자들의 이용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87년 4월10일 CISAC(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의 준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95년 4월 정회원으로 승격됐다.
-임기 내 5000억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밝혔는데 가능한 일인가.
K팝의 폭발력과 함께 유튜브같은 SNS 전송매체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상황이고 OTT 시장이 본격화 되면 확장성은 기하급수로 늘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음악사용에 대한 일부 방송사들의 폐쇄적인 행태가 반드시 개선돼야합니다. 또 선진국들에 비하면 여전히 저작권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이어서 홍보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콤카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음악저작권 신탁관리단체 전문기관으로 아시아지역에서는 일본음악저작권협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회원수를 가지고 있다. 징수금액은 추 회장이 취임한 지 10개월만인 지난 연말 기존의 2000억 대에서 3000억 대로 성큼 뛰었고, 당장 올해 연말 목표치인 4000억 대로의 확장이 거의 확실하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부분에 대한 협회의 입장을 말해달라.
회원들의 소중한 저작권료를 지키려는 협회의 노력을 짓밟는 처분입니다. 지난 40년간 방송사들은 현재까지 협회에 단 한차례도 전체 음악사용내역을 제출한 바 없어요. 사용료도 국제 수준에 한참 못미칩니다. 정당한 사용료 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거죠. 협회는 이런 공정위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고 추후 적법절차에 따라 관련 법원에 차분히 소명해나갈 예정입니다.
음저협은 88년부터 유일한 사업자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오다 문체부의 '경쟁체제 도입'(2014, 중복 부담 배제) 결정으로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가 시장에 신규 진입했다. 이 규정으로는 정확한 관리 비율 산정(방송사 이용 횟수)이 불가능하다는 게 음저협의 입장이고,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지 1년여 만인 지난 26일 '음저협이 저작권자의 지위를 남용해 경쟁사업자의 방송사용료 징수를 어렵게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4000만원(잠정)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규모가 커진 만큼 대외 이미지 개선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들었다.
협회가 존재하는 첫번째 이유는 회원들의 권리를 지키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창작 권리자들이 돌려받는 수익은 정당한 권리라는 인식이 중요해요. 또 규모가 확장돼갈수록 자연스럽게 상생의 가치도 중요한 키워드가 됐습니다. 구호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작은 일부터 누군가를 위해 공헌을 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공감대가 중요합니다. 그 기틀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중입니다.
추 회장은 취임 후 줄곧 협회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대외 인식변화를 위한 자정노력에 전력을 다해왔다. 특히 방범활동이나 북한산 등산로 쓰레기줍기,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연문화 확산 등 지역민들을 위한 도네이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또 역대 회장 중 국내외 공식 일정을 가장 많이 소화하는 가운데서도 업무추진비를 절반 가까이 삭감 등 가시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취임 이후 국제저작권 기구인 CISAC 이사국에 재당선된 의미가 크다.
음저협의 위상이 확고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가치를 논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불과 9년전만 해도 투명성 공정성의 불신으로 시삭 회원국에서조차 퇴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당시 윤명선 회장이 회원국들을 찾아다니며 획기적인 개혁 의지를 약속하고 이를 하나씩 실행하기 시작하면서 신뢰를 회복했습니다. 한발 나아가 사상 처음 이사국의 입지까지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고요.
KOMCA는 2019년에 이어 지난해 6월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이사국으로 재당선됐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CISAC 정기총회에서 전 세계 주요 단체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전 세계 약 400만 창작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CISAC은 저작권 업계의 UN과도 같은 단체다. 음악, 미술, 영상 분야 등 121개국 228개의 저작권 집중관리단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국내 현안도 많은데 해외 회원국들과의 교류가 시급한 일인가.
국제적 원활한 교류의 궁극적 목표는 전체적인 징수확대입니다. K팝과 한류가 확대될수록 더 발빠르게 대응해야할 당면과제가 됐어요. 이사국의 역할을 넘어 창작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죠. 덕분에 일본 비중이 약 90% 가량 차지했던 기존 해외 저작권료 징수 비율도 달라졌어요. 유럽, 미주 지역과의 활발한 업무 교류를 통해 전송 징수가 크게 늘었고 해당 지역 비율은 지난해 기준 약 30%까지 성장했어요. 이 수치는 계속 불어나고 있고요.
추 회장은 CISAC 이사국 재당선을 위해 임기 첫해부터 외교 활동에 주력했다. 올해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인도 등 동아시아 회원국 임원들과의 교류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도 과거 이웃 일본으로부터 저작권 실무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았고 지금은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 성장했다"면서 "그들과 상생하는 행보를 통해 결국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K팝의 파급력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KOMCA 탄생 60주년을 맞는 내년에 음저협의 시금석이 될만한 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있다.
그렇습니다. 20년만에 서울에서 CISAC 총회를 개최합니다. 창립 60주년이란 의미와 함께 한창 성장일로에 선 음저협의 글로벌 콤카(GLOBAL KOMCA) 모토에 가장 걸맞는 큰 행사라고 할 수 있죠. 또 처음으로 협회가 주관하는 어워즈(KOMCA Awards)를 개최합니다. 한해동안 방송 노래방 유흥업소 등 각종 플래폼을 통해 가장 많이 불려지고 노출된 집계 결과를 기준으로 한 시상식이어서 아마도 가장 정확하고 공정한 어워즈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CISAC 총회는 올해 멕시코의 바통을 이어 내년 한국에서 진행된다. 한국에서는 2004년 10월18일부터 3일간(당시 66개국 179개 단체에서 763명이 참석) 서울에서 처음 개최했다. 내년 5월 중순 이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콤카어워즈(KOMCA Awards)는 검증된 노출 순위를 수치화해 첫해부터 권위를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아이돌 그룹과 성인가요 분야를 이분화하는 방안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진 추가열은 가수로서의 입지도 탄탄하다. 자작곡 '나같은 건 없는 건가요'는 폭발적 반응을 내며 비공식 밀리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자신의 곡들을 포함해 금잔디의 '오라버니', 김연자의 '밤열차', 홍자의 '저예요', 김양의 '연분' 등 무려 200여 곡을 탄생시킨 다작 싱어송라이터다.
특히 '나같은건 없는건가요'는 음반을 내고 1년만에 공식집계만으로 20만장이나 팔렸다. 당시는 HOT 음반이 30만장 팔리던 시기다. 가요계에서는 "리어카 복제품 비공식 판매량까지 포함하면 100만장 이상 밀리언셀러 음반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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