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품든 재계 15위 껑충...5조원 ‘쩐의 전쟁’ 시작됐다, 주인공은
SM·하림·동원·LX 이어
글로벌세아까지 참여
자산 25조 HMM 품으면
재계 자산 순위 수직상승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HMM 매각 공고가 나간 이래 SM그룹, 하림그룹, 동원그룹, LX그룹 등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하고, 예비입찰 참여 여부와 인수 전략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세아는 조만간 IM을 받고 참여를 공식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다음달 21일까지 예비입찰 접수를 받고, 이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를 추려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SM그룹은 계열사 자금을 총동원하면 1조원까지는 조달이 가능할 전망이다. M&A로 사세를 확장한 SM그룹은 SM상선, 대한해운, 대한상선 등의 해운사와 SM스틸, 삼라마이다스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다만, 이는 SM그룹이 인수 희망 금액으로 내건 4조5000억원에는 밑도는 액수라 차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HMM 지분 6.56%를 확보하기 위해 9000억원 넘는 돈을 쓴 SM그룹이 이번 인수전을 흥행하게 만들 동기도 있다고 본다.
동원산업의 경우 현금성자산은 4749억원으로 상대적 열위에 있지만 한투금융그룹과 공조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투금융그룹은 동원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계열 분리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재무적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등 동원그룹 계열사 회사채 발행 등에 있어 한투증권이 수차례 주관사 업무를 맡았다.
글로벌세아는 현금성자산이 2316억원으로 FI와의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IMM PE와 손잡게 된다면, 유력 인수 후보로 뛰어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주체의 컨소시엄이 실현된다면, IMM PE가 보유 중인 현대LNG해운과의 시너지 효과도 발휘할 수 있다. 이밖에 LX그룹은 LX인터내셔널이 1조324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여타 인수 후보만큼 거래 전략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후 남는 영구채에 대한 후보별 태도도 인수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이번 거래에는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2조6800억원의 영구채 중 1조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전환한 주식이 포함되는데, M&A 종료 후에도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가 남는다. KDB산업은행 측은 이번 거래가 주식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해당 영구채 처리를 놓고 매각측과 적극적으로 협조할 후보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매각 측은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잔여 영구채 전환 여부를 결정하고, 이 과정에서 발행될 전환주식은 인수자와 협의해 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며 “KDB산업은행 측은 영구채의 신중한 전환을 통해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주가에 변동도 최소화하는 데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하림·JKL 컨소시엄은 1조6800억원 규모 잔여 영구채 중 상당 물량을 추가로 인수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구채를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속 보유하게 됐을 때, 인수 이후 컨소시엄이 안게 될 경영상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SM그룹은 앞서 KDB산업은행 측이 1조원 규모 영구채를 실제 주식으로 전환하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매각 측과 의견 조율에 보다 많은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1년 새 폭락한 해상운임이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1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966.45로 5000을 상회했던 지난해 초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다. 다만, 현재의 해상운임은 팬데믹 이전의 장기 평균 수준으로서,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던 운임이 정상화된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전 세계 10개 미만의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가 시장을 과점하는 상황”이라며 “HMM이 해운사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친환경 투자 등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시장에 어떻게 어필하는지가 거래 성사 여부, 최종 거래 가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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