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단만 '3개월' 하노이 롯데몰…역경 딛고 K-건설 진수 보여준 롯데건설
자잿값 인상에 '철근' 야금야금 사 모아…교육 통해 '무사고' 결실
[편집자주] 국내경기의 침체와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건설수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우리경제에 큰 공헌을 했던 건설업계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런 해외건설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원팀코리아'를 통한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 <뉴스1>에선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다변화, 고수익 전략을 끌어 나가는 해외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새로운 방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베트남(하노이)=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지난 20일 찾은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건설현장. 가오픈을 앞두고 입점업체의 내부 리모델링과 롯데건설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으로,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마감 자재를 든 근로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8일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9월22일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베트남과의 인연이 깊다. 과거 인수를 타진했던 하노이 대우호텔 옆 롯데센터 하노이를 지난 2014년 세워 올린 바 있다. 사무, 호텔, 백화점, 마트,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 해당 건물은 하노이 시티 콤플렉스(Hanoi City Complex)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지역에선 랜드마크로 통한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롯데센터 하노이에 이어 롯데그룹이 하노이에 공급한 두번째 복합쇼핑몰이다. 지난 2020년 3월에 착공을 시작했으며, 총사업비로 6억3400만 달러(약 8300억원)가 투입됐다.
이 상업시설은 지하 2층~지상 23층, 연면적 약 35만㎡ 규모며, 쇼핑몰(4만6690평)과 롯데마트(3917평), 아쿠아리움(6257평), 호텔(264실), 서비스레지던스(198실), 오피스(1만4517평) 등을 갖추고 있다. 하노이에 운영 중인 기존 쇼핑 시설과 비교하면 가장 큰 편에 속한다.
롯데몰의 일부를 둘러보는 데에만 1시간가량이 소요될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이승환 롯데건설 현장소장은 "하노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면서 단일 면적으로는 가장 크다. 이곳은 향후 하노이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누구나 감탄할 쇼핑몰의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그 과정만은 순탄치 않았다. 오히려 굴곡이 많았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3개월간 공사가 중단됐고, 4200여명의 근로자들이 각자의 고향으로, 또는 다른 일터로 떠났다. 공사가 재개되고 다시 이들을 불러들이는 데만 해도 상당시간이 소요됐다.
근로자들이 숙소생활을 한다는 점을 감안해 직접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실을 꾸려 24시간 내내 관리하기까지 했다.
이승환 롯데건설 현장소장은 "먼 지역에서 온 근로자들은 보통 수십명씩 같은 숙소를 사용하는데, 격리실을 운영하며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으면서 공사를 이어왔다"며 "특히 대규모 출력인원을 다시 끌어 모으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원자잿값 인상도 복병이었다. 철근과 레미콘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자, 이승환 소장은 주식 그래프를 보듯 가격 등락을 주시하다가 가격이 떨어질 때 마다 철근을 사서 비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소장은 "큰 물량을 한꺼번에 사는 것보다 때를 보면서 매입했다. 이를 통해 공사비를 많이 절감할 수 있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기술력 쏟아부었다…탄소 배출 줄이고, 최다 길이 단일셔터까지
롯데건설은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롯데몰 하노이 현장에 쏟아 부었다. 하노이 지역 최초로 기초 공사에 슬래그를 활용한 친환경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시멘트 사용을 줄여 해당 현장에서만 이산화탄소 약 4920톤을 저감했다.
특히 방화 스크린 셔터 설치 시 개방감 확보를 위해 단일 셔터도 도입했다. 최장길이 143m에 면적은 603㎡로 단일 셔터 설치구간으로는 가장 길고 크다. 일반적으로는 기둥 사이사이 셔터를 놓는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방화실험을 거치는 등 철저한 사전 검증 과정도 거쳤다.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 3개월에서 5개월 정도 소요되는 소방준공승인 기간도 2개월로 단축시켰다.
이동원 롯데건설 수석은 "각 국가들의 산업규격의 강화된 기준들을 통해서 만들어진 베트남 법규를 통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며 "해당 현장은 최장길이와 면적의 셔터들이 포함됐음에도 철저한 사전 셔터 테스트를 거쳐 소방준공을 2개월여만에 승인 받았다"고 강조했다.
현장 안전에도 공을 들였다. 처음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개선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국내에서는 당연한 안전모와 안전화는 이들에겐 생소한 문화였고 슬리퍼를 신은 채 공사 현장에 들어오는 일도 잦았다. 롯데건설은 될 때까지라는 심정으로 반복된 교육을 진행했고, 결국 무사고·무재해 현장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실제로 현장을 오가는 근로자들은 안전화는 물론 롯데마크가 박힌 안전모를 쓰며 턱끈을 꽉 조여 맸고, 구조물에 걸리지 않도록 바지 밑단을 조이는 밴드까지 착용한 상태였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무더운 날씨임에도 누구하나 현장에서 안전모를 벗지 않았다.
이승환 롯데건설 현장소장은 "안전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와는 크게 달랐다"며 "슬리퍼를 신고 오는 이들도 적지 않았고, 우리는 국내의 안전기준을 따라야 하니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롯데몰 하노이' 발판 삼아 현지 진출 박차
롯데건설은 롯데몰 하노이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동남아 진출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하노이 롯데몰 외에도 베트남의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인 호찌민에서 '호찌민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라는 대형 복합상업시설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기술력 기반의 건설공사 수행에 집중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상 43층 규모의 아파트 공사 '코타 카사블랑카 2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다. 또 2018년에는 캄보디아 시장에도 최초 진출하여 수도 프놈펜에 '사타파나은행 본점 신축공사'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다양한 복합상업시설과 주택사업 경험을 근간으로, 해외 주택개발사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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