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하나금융 품으로?… 보험권에 부는 M&A바람
[편집자주]보험업계에 M&A(인수합병)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자금력을 갖춘 대형 금융지주들이 M&A에 적극 나서면서 KDB생명과 동양·ABL생명, 롯데·MG·악사손보 등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도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먼저 구체화하고 있는 곳은 KDB생명이다. 201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KDB생명(구 금호생명)은 13년만에 하나금융지주를 새 주인 후보로 맞았다. 롯데손보도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매각을 내년 10월 전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이제 보험권 M&A 바람은 원수 보험사를 넘어 디지털 보험사와 GA(법인보험대리점)로도 확산되고 있다.
① KDB생명, 하나금융 품으로?… 보험권에 부는 M&A바람
② 적자에 시달리는 디지털보험사, 매물로 나오나?
③ 보험권 M&A 불씨, GA업계로도 번졌다… 새 트렌드로 자리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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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의 최대주주는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5.80%)와 유한회사의 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26.93%)다. KDB칸서스밸류PEF는 산업은행이 68.2%의 지분을, 칸서스자산운용이 2.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KDB칸서스밸류PEF, 서스밸류유한회사 등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를 하나금융에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으로 하나금융은 최대 5주 동안 실사를 거쳐 산업은행과 매각가 등을 협상할 계획이다. 협상이 타결되면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 최종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
매각가격은 2020년 산업은행이 JC파트너스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시 산업은행과 JC파트너스는 구주 2000억원과 유상증자 1500억원 등 조건에 합의했지만 JC파트너스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 이번 매각에서는 금융당국 승인 리스크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매각 작업은 산업은행이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다섯 번째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0년 3월 부실화된 금호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85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이후 4년 만인 2014년부터 다섯 차례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불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KDB생명 매각에 대한 산업은행의 기대감은 여느 때 보다 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KDB생명은 하나금융그룹의 일원으로 재출발해 안정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KDB생명 인수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1조1095억원) 중 87.5%인 9707억원은 하나은행이 거뒀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94.1%)을 제외하고는 은행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이에 하나금융은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등 보험사를 자체적으로 키우거나 다른 보험사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방안을 고민해왔다.
하나생명은 올 1분기 말 기준 6조3264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국내 22개 생보사 중 17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31억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올 1분기에도 19억원의 적자를 냈다. 반면 KDB생명은 지난해 481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76억원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자산도 17조1433억원으로 하나생명의 3배다.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할 경우 덩치를 키우는 한편 실적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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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에선 롯데손보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손보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 794억원으로 전년 대비 655.5% 증가한 실적을 기록한 데다 IFRS17(새국제회계기준)에서 중요한 지표로 급부상한 CSM(계약서비스마진)도 1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 기록하며 알짜 매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손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도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롯데손보의 가치를 높여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현재 계열사 중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3월 임종룡 회장이 취임 당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며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M&A의 큰 장이 서게 되면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
MG손보도 인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차 공개 입찰을 앞두고 예금보험공사가 교보생명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에 물밑 접촉을 진행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이자수익 의존도를 낮춰가야 하는 건 국내 5대 금융지주가 공통으로 당면한 과제"라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을 필두로 보험과 증권,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M&A가 활발히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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