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사업 부진에 속타는 황성우 삼성SDS 대표... 실적·주가 하락에 연임 ‘적신호’

변지희 기자 2023. 7. 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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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우 대표, 2021년 취임 후 물류·클라우드 사업 강조
물동량 감소·운임 하락으로 물류 매출 급감
클라우드 사업은 지속 성장하지만 역부족
주가 한때 19만원대까지 갔지만 올해는 12만~13만원선
황성우 삼성SDS 대표가 올해 3월 열린 삼성SDS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삼성SDS 제공

지난 2017년 3월 삼성SDS 잠실 캠퍼스에서 개최된 삼성SDS 주주총회에선 주가 하락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지난 2016년 정유성 전 대표가 취임했을 당시 18만원대였던 주가가 12만원대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2014년 11월에 상장했는데, 당시 주가는 40만원대에 달했다. 2017년 주주총회에는 소액주주 500여명이 참석해 “기업을 상장시킨 후 주가가 고점이었던 때에 비해 3분의 1로 폭락해 손실을 보고 있다”며 “경영자의 경영능력은 기업의 주가로 평가 받는다. 지금 주가를 보면 정 대표는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결국 정 전 대표는 취임 2년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올해로 취임 3년차인 황성우 삼성SDS 대표의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내년에 연임을 위해선 올해 실적과 주가가 중요한데, 물류 부문 매출 급감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주가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그동안 물류와 클라우드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강조해왔다. 클라우드 분야에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왔지만, 물류 부문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 비중이 높기에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삼성SDS 전체 매출에서 삼성 계열사 비중은 70.4%에 달한다.

◇물류 매출, 전년比 42% 급감… 물동량 감소·글로벌 운임 하락

삼성SDS는 지난 27일 올 2분기에 매출 3조2908억원, 영업이익 206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4%, 23.6% 줄어든 수치다. 황 대표 취임 이후 삼성SDS는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나, 올 들어 실적이 급감했다. 삼성SDS 매출 비중은 물류가 60%, IT서비스는 40% 수준인데 물류 부분 실적이 부진한 게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 물류 부문 매출은 삼성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데, 삼성 계열사 실적이 급감하며 물동량이 줄었고 이에 실적이 고꾸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취임 후 미래 성장 키워드로 물류 사업과 클라우드를 지목했다. “IT서비스 전 분야에서 클라우드 기술 기반으로 전환하자(2021년 임직원 대상 신년 메시지)”, “클라우드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IT 신기술 기반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중심으로 물류사업을 확대하겠다(2022년 3월 주주총회)”, “앞으로 클라우드 사업과 디지털 물류 사업에 많은 투자가 예상된다(2023년 3월 주주총회)”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황 대표는 목표를 차근차근 달성해가고 있지만, 올 들어 물류 부문 매출이 골치거리다. 물동량 감소와 함께 글로벌 운임이 하락하면서 올 2분기 삼성SDS 물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1조7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우용호 삼성SDS 물류사업부 상무는 “물류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운임과 물동량인데 해상·항공 운임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갔고 물동량도 감소했다”며 “2분기 물류 매출이 전 분기보다도 낮아진 것은 특히 항공 운임 하락 영향이 컸다”라고 했다.

IT서비스 부문 매출은 1조5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2% 감소했다. 다만 IT서비스 부문 중 클라우드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하며 분기 최고 매출액인 444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 기반의 클라우드서비스사업(CSP)은 해외 서비스 확대와 고성능 컴퓨팅(HPC) 클라우드 매출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사업은 금융, 서비스 업종의 대외 매출 증가와 관세청 클라우드 전환 사업 수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삼성SDS 잠실사옥./뉴스1

◇ 취임 후 주가 반토막… 올 들어 10만원대 초반 그쳐

실적 부진과 함께 주가도 좀처럼 일어서지 못하고 있다. 황 대표 취임 직전 삼성SDS 주가는 22만원대였는데, 이달 27일 종가 기준으로 12만4600원까지 떨어졌다. 삼성SDS가 최대 실적을 냈던 2021~2022년에는 주가가 19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올 들어서는 12만~13만원선을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황 사장은 작년 3월 주주총회에서 “취임 후 주가가 계속 떨어졌다”면서 “정말 잘 못했다. 죄송했다”라고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주가는 아직까지 반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삼성SDS는 올 하반기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새로운 제조업 공급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 서남아 등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또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해 유통·서비스, 금융, 공공 업종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전환과 앱 현대화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도 연내 개발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단기에 실적이나 주가가 크게 회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우용호 물류사업부 상무는 “하반기에도 해상·항공 운임 모두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수요가 급격히 반등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며 “신규 물동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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