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에코프로와 포모 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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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종목 이슈가 있을 때면 주주들이 모인 곳을 종종 찾는다.
포모는 미국 벤처 투자자 패트릭 맥기니스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다니던 2004년 교내 신문 기고문에 처음 사용했다.
에코프로 포모 투자도 1시간 만에 비극을 맞았다.
포모 투자자들은 본인이 투자한 기업의 위대함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상은 가격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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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종목 이슈가 있을 때면 주주들이 모인 곳을 종종 찾는다. 해당 종목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과 혹시 모를 알짜 정보를 찾기 위함이다. 지난 26일 에코프로가 장 초반부터 급등하자 에코프로 정보방을 찾았다.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텔레그램 방에서는 “역시 에코형님” “나만 또 거지 됐네” 등의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려는 이들도 보였다. 에코프로 주가가 150만원을 돌파하자 “지금 사도 괜찮을까요?” “못 참고 담았습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전형적인 포모 (FOMO·Fearing of missing out) 투자다.
포모는 미국 벤처 투자자 패트릭 맥기니스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다니던 2004년 교내 신문 기고문에 처음 사용했다. 본래는 ‘세상 사람들이 나만 빼고 흥미로운 경험을 하거나, 희귀한 물건을 가졌다고 느낄 때 따라오는 상실·불안·압박·소외감’을 일컫는 단어다. 소셜미디어 확산과 함께 큰 주목을 받았고, 요즘은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를 나타낼 때 사용되곤 한다.
포모 투자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하다. 성급하게 나선 투자가 잘될 리 만무하다. 올라가는 주식은 한없이 오를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국은 적정 가격을 찾아간다. 에코프로 포모 투자도 1시간 만에 비극을 맞았다. 150만원을 돌파했던 에코프로는 점심시간이 지나자 110만원까지 하락했다.
전날(27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20% 가까이 하락한 에코프로는 100만원선을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고점에 물린 초보 투자자들은 여러 커뮤니티에 “이틀이 지나지 않았으니 주식 환불되지 않나요? 에코프로 다시 150만원 갈 수 있을까요?” 등의 질문을 올리기도 했다.
포모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비교’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주식은 다른 사람들과 내가 얼마나 벌었냐를 비교하는 게임이 아니다. 목표를 정해진 기간에 달성하면 그만이다. 비교하면 마음이 조급해져 더 포모 심리에 빠져든다. 이는 성급한 투자를 부르고 손실을 더 키울 수 있다. 정 참기 어렵다면 가용 자산의 일부만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식 투자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보다 기업이다. 비싸게 구매한 주식은 언제 다시 그 가격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포모 투자자들은 본인이 투자한 기업의 위대함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상은 가격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기업이 목표한 사업을 잘 해내고 있다면 조바심을 낼 이유가 전혀 없다.
포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영국이 낳은 천재 과학자 아이작 뉴턴조차 ‘South Sea’라는 주식에 뒤늦게 투자해 손실을 봤을 정도다. 가까운 사례로는 신풍제약과 박셀바이오, 씨젠 등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신풍제약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지만, 과거 사례를 통한 학습은 가능하다. 포모 사피엔스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로 돌아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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