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오프로드 달릴 수 있는 소형 SUV…'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가파른 산길도 4륜구동으로 무리없어…2열 송풍구·네비게이션 빠진 건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지난 2020년 출시된 한국GM의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3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로 새롭게 고객과 만난다.
치열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는 매력적인 디자인, 널찍한 공간, 안정적인 주행감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끈 모델이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피스타치오 카키색 트레일블레이저 RS를 마주했다.
전면부 디자인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기보다 디테일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인상을 줬다.
두툼한 크롬 바 위에 보타이 앰블럼을 얹었고, 하이그로시 마감 처리된 그릴과 RS 배지는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자동차 얼굴에서 눈 역할을 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등은 기존보다 날렵해져 한층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줬다.
'뼈다귀 후미등'으로 불리며 호불호가 갈렸던 기존 트레일블레이저의 후미등도 부분변경을 거치며 U자형으로 바뀌었다. '불호'를 걷어낸 듯한 외관 디자인이었다.
실내에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한 듯했다.
8인치 클러스터와 11인치 터치스크린이 눈길을 끌었는데, 이 구성은 RS, 액티브 등 상위 트림뿐 아니라 LT, 프리미어 트림에도 적용됐다.
경쟁 모델에서 옵션으로 추가해야 할 법한 널찍한 디스플레이가 차량에 기본 장착된 점은 분명 큰 장점이었다.
2열의 넓은 공간감도 그대로였다.
헤드룸, 레그룸 모두 넉넉해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고, 트렁크는 각종 캠핑도구 혹은 유모차, 골프백을 놓기에 충분해 보였다.
다만 기존 모델에 있었던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내비게이션 기능이 빠지면서 실용성은 다소 축소됐다.
'개선하지 못할 바엔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전략인 셈인데, 이들의 부재로 인해 주행 중 큰 불편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기존 트레일블레이저에서도 지적됐던 2열 송풍구도 이번에 추가되지 않았다. 동승했던 다른 기자와 교대해 10분가량 뒷좌석에 탑승했는데, 최고 기온 30도가 넘어가던 찜통더위에 절로 손부채질하게 됐다.
서울 서초구에서 경기도 여주까지 약 77㎞를 주행하며 차량을 더 자세히 살펴봤다.
운전석에 앉으니 시트 포지션에 비해 8인치 클러스터의 각도가 아래로 향해 있다고 느껴졌는데, 이는 햇빛에 의한 화면 선명도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한국GM 관계자의 설명이 돌아왔다.
브레이크 패달감은 다소 묵직한 편이었고 3기통 엔진 특성상 주행 중 진동이 느껴지긴 했지만, 승차감은 이전 모델 대비 한결 부드러웠다.
풍절음 차단도 뛰어나 빠른 속도에서도 정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주행 보조 기능도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급제동이 잦았던 고속도로 상황에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이 작동해 몇번의 위기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여주IC 인근에 마련된 오프로드 주행장에서는 운전석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AWD(사륜구동) 버튼을 눌러 네 바퀴의 동력을 모두 사용해보았다.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정도의 가파른 오르막길에서도 네 바퀴가 단단하게 바닥을 밀어내 이륜 주행 때와 확연히 다른 추진력으로 경사면 끝까지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게 느껴졌다.
RS 트림에는 1.35L 가솔린 E-Turbo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24.1kg.m를 발휘한다.
소형 SUV이지만 차체가 높아 몸이 앞으로 쏠릴 정도로 기울어진 내리막길에서도 바닥 긁힘 없이 부드럽게 통과했다.
'이걸로 여기에 가도 되나'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오프로드 주행은 끝으로 갈수록 '이게 되네'로 바뀌었다.
고약한 오프로드라고는 할 수 없는 산길이었지만, 비교적 험준한 비포장도로에서도 트레일블레이저가 무리 없이 주행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도로 정체와 오프로드 주행으로 인해 공인 복합 연비(FWD 기준) 12.6㎞/L보다는 다소 낮은 10.1㎞/L의 연비 기록이 나왔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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