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폭 역대 최대…외환·채권시장은 '무덤덤'
최정희 2023. 7. 28. 06:00
美 금리 상단 5.5%로 韓 3.5%와 2%p 차이
파월 의장 "데이터 따라 추가 인상도, 동결도 가능"
금리 역전폭 2.25%p까지 벌어질까 예의주시
外人 자금, 22조 이상 유입에 외화자금 시장 양호
환율, 3.2원 오른 1270원대 중후반…채권시장 강세
◇ 美 금리 인하 시점 미뤄지나… “2025년에나 2% 물가”
연준은 27일(한국 시각)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5.25~5.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3.5%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금리 역전폭은 2.0%포인트로 역사상 가장 크게 벌어졌다.
금리 25bp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만큼 이날 관심을 모은 것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나 금리 인상 종료 시그널이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데이터에 따라 9월 FOMC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도, 동결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어떠한 시그널도 주지 않았다.
대신 파월 의장은 “2025년 전까지 2% 물가상승률(근원물가)을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더딘 물가상승세 둔화에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떠나 금리 인하 시점이 다소 지연될 수 있음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할 때 9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살아있는 데다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이 장기간 2%포인트에 머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해석된다. 최악의 경우 9월 또는 11월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이 2.25%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점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 역시 지연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본인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모두 금리를 3.75%까지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연준이) 금리를 몇 번 올릴 지 봐야 하고 외환시장이 안정됐지만 어떻게 변화할 지 봐야 한다. 9월 정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한미 금리 역전폭 2% 이상에서 장기화 우려
9월 FOMC회의 전까지 발표되는 고용, 물가 지표 등에 따라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시장은 9월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은 아직까지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은 22%로 FOMC 결과 전(21%)이랑 별반 차이가 없다. 즉, 9월 인상 경계감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와 한은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지만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로 외환시장의 불안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내외 금리차가 2%포인트로 확대돼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으나 자본유출입과 환율 변동의 경우 내외 금리차 뿐 아니라 국내 경제·금융 상황, 글로벌 경제·금융 여건 등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며 “외국인 자금은 올 들어 22조원 이상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고 환율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외화자금 시장 역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채권, 외환시장은 FOMC회의 결과에 반응이 크지 않았다. 원화는 소폭 약세를, 채권은 강세를 보였으나 그 폭은 제한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 저가 매수에 전 거래일보다 3.2원 오른 1277.7원에 마감했으나 장중 내내 1270원 초반대에서 등락하는 등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bp 하락한 3.587%로 5거래일 만에 3.5%대로 내려왔으나 이는 FOMC회의 결과보다 한은의 은행 유동성 공급망 강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다만 더딘 물가 하락세에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이 2% 이상에서 장기간 머물 수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로서는 부담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2.2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 등이 촉발될 경우 자본 유출 등으로 환율 불안이 커질 수 있어서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파월 의장 "데이터 따라 추가 인상도, 동결도 가능"
금리 역전폭 2.25%p까지 벌어질까 예의주시
外人 자금, 22조 이상 유입에 외화자금 시장 양호
환율, 3.2원 오른 1270원대 중후반…채권시장 강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5.25~5.5%까지 올리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이 2%포인트로 벌어졌다. 역사상 최대 금치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데이터에 따라 9월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미국 물가·고용 지표가 호조세를 보일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 美 금리 인하 시점 미뤄지나… “2025년에나 2% 물가”
연준은 27일(한국 시각)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5.25~5.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3.5%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금리 역전폭은 2.0%포인트로 역사상 가장 크게 벌어졌다.
금리 25bp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만큼 이날 관심을 모은 것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나 금리 인상 종료 시그널이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데이터에 따라 9월 FOMC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도, 동결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어떠한 시그널도 주지 않았다.
대신 파월 의장은 “2025년 전까지 2% 물가상승률(근원물가)을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더딘 물가상승세 둔화에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떠나 금리 인하 시점이 다소 지연될 수 있음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할 때 9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살아있는 데다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이 장기간 2%포인트에 머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해석된다. 최악의 경우 9월 또는 11월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이 2.25%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점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 역시 지연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본인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모두 금리를 3.75%까지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연준이) 금리를 몇 번 올릴 지 봐야 하고 외환시장이 안정됐지만 어떻게 변화할 지 봐야 한다. 9월 정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한미 금리 역전폭 2% 이상에서 장기화 우려
9월 FOMC회의 전까지 발표되는 고용, 물가 지표 등에 따라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시장은 9월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은 아직까지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은 22%로 FOMC 결과 전(21%)이랑 별반 차이가 없다. 즉, 9월 인상 경계감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와 한은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지만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로 외환시장의 불안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내외 금리차가 2%포인트로 확대돼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으나 자본유출입과 환율 변동의 경우 내외 금리차 뿐 아니라 국내 경제·금융 상황, 글로벌 경제·금융 여건 등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며 “외국인 자금은 올 들어 22조원 이상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고 환율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외화자금 시장 역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채권, 외환시장은 FOMC회의 결과에 반응이 크지 않았다. 원화는 소폭 약세를, 채권은 강세를 보였으나 그 폭은 제한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 저가 매수에 전 거래일보다 3.2원 오른 1277.7원에 마감했으나 장중 내내 1270원 초반대에서 등락하는 등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bp 하락한 3.587%로 5거래일 만에 3.5%대로 내려왔으나 이는 FOMC회의 결과보다 한은의 은행 유동성 공급망 강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다만 더딘 물가 하락세에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이 2% 이상에서 장기간 머물 수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로서는 부담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2.2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 등이 촉발될 경우 자본 유출 등으로 환율 불안이 커질 수 있어서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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