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어디가 오르나요"…노도강은 아직도 '찬바람'

최서윤 기자 2023. 7.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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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광진·종로 '소폭 반등 보합'…강남 3구·강동·양천 '반등 뚜렷'
노·도·강 및 금·관·구 포함 17개구는 아직 '하락 중'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노원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6.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올해 상반기 6개월 연속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며 반등 분위기가 번지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한때 '영끌 성지'로 떠올랐던 노원·도봉·강북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고점 대비 반값에 내린 급매물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중계동 2400여가구 단지 A아파트 전용 39㎡(17평) 6층집은 지난 8일 3억원에 팔렸다. 2년 전 최고가 5억9900만원(10층)에서 반토막 난 셈이다.

도봉구 창동 2800가구 단지 B아파트는 지난 3일 전용 79㎡(32평) 8층집이 5억8000만원에 거래, 최고가 10억3500만원(4층) 대비 43% 내렸다. 인근 1980가구 단지 C아파트도 전용 36㎡(16평) 4층집이 최고가 5억9900만원(11층) 대비 43% 내린 3억4000만원에 지난 17일 손바뀜했다.

이 같은 소위 '노·도·강' 시세는 서울 다른 지역 일부 반등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사실 노도강뿐만 아니라 서울 25개구 중 집값이 반등하는 지역은 8개구에 불과하다. 예컨대 동작구 사당동 450가구 단지 D아파트도 전용 84㎡(33평) 16층집이 이달 12일 8억원에 팔려 2년 전 최고가 16억원 대비 정확히 50% 떨어진 거래가 보인다.

KB부동산 7월 시계열 자료를 보면 서울 강북 14개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 최고 100.1을 찍고 꾸준히 하락해 지난달 89.3, 이달 88.8까지 내려왔다. 하락 폭이 줄었을 뿐 반등한 적은 없다.

강북 11개구가 같은 흐름을 보였고, 마포(92.0→92.2)·종로(97.1→97.2)·광진구(93.5→93.5)만 지난달 소폭 반등 내지 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강남 11개구는 올해 5월부터 하락을 멈췄는데(91.9→91.8→91.8), 강남·서초·송파·양천·강동구만 반등세가 뚜렷했다. 주로 이들 지역에 포진한 KB선도아파트50지수도 올해 3월부터 하락을 멈추더니 5월 89.0, 6월 89.7, 이달 90.6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비(非)아파트를 포함한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도 절대적인 수치만 조금 다를 뿐, 강북 3개구와 강남 5개구 외엔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는 흐름은 같다.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올해 1월을 저점으로 시세가 반등하는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서울시 매매가격지수나 전국 매매가격지수는 하락 폭이 줄었을 뿐, 계속 내림세다(KB부동산 데이터허브 갈무리).

◇"지역별·단지별 시차 있다" vs "대세 상승 일러"

지역별 편차가 극명하게 갈리는 데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렸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은 "강남권 입지 좋은 곳 위주로 저가매물이 소진되면서 하락 폭이 축소돼 상승전환한 곳이 있지만 거래량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매물이 계속 늘고 있고 거래량도 평년수준에 비해선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광장 데이터상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 1412건 △2월 2455건 △3월 2983건 △4월 3185건 △5월 3422건 △6월 3824건으로 6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평년 수준인 6000건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차갑게 식은 부동산 시장을 반전시킨 요인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나 금리동결 같은 정책적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은 "정책들이 서울과 수도권은 지방 차이 없이 대부분 같은 규제 영향을 받도록 재편되면서 지방수요와 미래수요도 서울 일부 지역으로 끌어온 측면이 있었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이나 금리 효과가 하반기엔 덜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상승전환을 하려면 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지금은 호가가 높아지면 또 거래가 안 된다"면서 "아직까지도 매도자와 매수자 간 적정 가격에 이견이 있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반면,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큰 흐름이 보합이나 상승이라고 해도 단지 규모나 지역별로 시차는 있다"며 "지역 내에서도 지분이나 단지규모에 따른 소위 '대장아파트'는 시장 흐름에 편승을 좀 더 빨리 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과 단지는 느리게 움직인다"는 점을 짚었다.

실제 강남구에서도 개포동 800단지 규모 E아파트 전용 60㎥(25평) 11층집이 지난달 말 10억3000만원에 팔려 전고점 17억5000만원 대비 41% 하락한 거래도 있다.

송 대표는 "부동산 시장이 상승하는 시기엔 원래 선도아파트가 끌고 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단 상승세는 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집값과 주택시장 외에도, 금융시장 분위기 및 소비자 심리가 개선된 점을 들었다. 그는 "심리가 선행적 흐름을 갖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 자체는 상승전환 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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