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죠, 그래도 뜁니다” KIA 34세 핵인싸 포수 AVG 0.167…쉴 시간 없어 ‘행복야구’[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힘들죠. 그래도 뛰게 하려고 합니다.”
KIA 이적생 포수 김태군(34)에겐 행복야구 아닐까. NC에서 주전으로 뛴 것도 잠시, 오랫동안 양의지(두산)와 강민호(삼성)의 벽에 막혀 2인자로 살았다. 주전급 베테랑이 됐는데, 기량에 비해 기회를 많이 못 받은 측면이 있었다.
김태군의 KIA행은 KIA가 간절히 원해서 성사됐지만, 김태군으로서도 축복이다. 선수가 주전으로, 많이 뛰며 가치를 높이고, 팀에 기여하고, 본인도 인정받는 것만큼 좋은 일이 있을까. 김태군은 이달 초 이적하자마자 그걸 보여줬다. 활발한 성격을 앞세워 단숨에 핵인싸 포수로 거듭났다.
타격, 투수리드, 수비 역시 백업으로 살긴 아깝다는 걸 증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확실히 숨을 고른다. 4경기서 12타수 2안타에 타점과 득점은 하나도 없다. 26일 경기서는 투수들을 잘 이끌며 팀의 대승에 기여했지만, 정작 타석에선 병살타를 두 차례나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242로 좋은 편은 아니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 27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태군이가 좀 힘들죠”라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김태군에게 쉴 여유를 줄 마음이 없다. 너무 힘들면 체력안배를 해주겠지만, 지금은 KIA 투수들과 부지런히 합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KIA는 중요한 구간을 보내고 있다. 후반기 모든 경기가 한국시리즈 7차전이다. 단순히 5강을 넘어 그 위까지 바라본다. 김태군이 온 이상, 선수구성을 볼 때 5위에 만족해선 안 된다. 시즌 전에 KIA 투수들과 호흡을 많이 못 맞춰본 만큼, 실전을 통해 최대한 알아가야 한다.
김 감독은 “태군이가 계속 나가야 한다. 투수들의 공도 많이 받아보고 출전도 많이 해줘야 한다. 힘들겠지만 내보내려고 한다”라고 했다. 27일 경기의 경우 막판에 백업 한준수가 나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주 5회 정도는 김태군이 나갈 가능성이 크다.
김태군도 매일 주전으로 나가면서 찍어내는 공수 퍼포먼스가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 타석에서 안타 하나를 못 치더라도, 투수들을 알아가는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타격까지 페이스가 올라오면 금상첨화다.
KIA의 5강을 넘어, 자신의 비 FA 다년계약 협상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위치를 점하려면 내실 있는 활약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김태군 에이전시와 KIA 실무진은 이미 접촉에 들어간 상태다. 시즌을 마치기 전에 계약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비 FA다년계약 자체가 김태군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고, 주전으로 나갈 때 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계약 규모 혹은 조건이 좋아질 것이다.
이러니 김태군이 쉴 시간이 없다. 팀을 위해, 본인을 위해 힘을 더 짜낼 때다. 다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김태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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