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국제회의 유럽 국가·도시가 '싹쓸이'
韓 세계 17위, 서울은 세계 18위
亞 지역선 日·싱가포르 이어 2위
점유율 유럽은 10%p↑ 亞는 하락
"4~5년 뒤 행사 유치 전략 필요"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한국이 국제컨벤션협회(ICCA)가 발표하는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지난해 국제회의 162건을 열어 세계 17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3위보다 4계단 순위가 떨어졌다. 전체 개최 행사 숫자는 2019년(248건) 대비 86건이 줄어 35%의 감소율을 보였다. 2019년 527건에서 228건으로 줄어든 일본(감소율 57%), 개최 국제회의가 539건에서 109건으로 급감하면서 20위권으로 밀려난 중국(80%)보다 낮은 수치다.
ICCA는 매년 전 세계 국가와 도시를 대상으로 국제회의 개최 실적을 집계해 순위를 발표한다. 국제회의 기준은 3개국 이상 순회하며 정기적으로 열리는 참가자가 50명 이상의 국제 협회·학회 주최의 국제회의다. ICCA가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국가·도시별 국제회의 개최 순위를 발표한 건 2019년 치 결과를 발표한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ICCA가 최근 발표한 2022년 국가·도시별 국제회의 개최 순위(Country&City Ranking)에서 1위 국가 타이틀은 미국(690건)이 차지했다. 이전부터 10년 넘게 부동의 1위 타이틀을 지켜온 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위기에서도 국제회의 개최지로서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유럽에선 5749건의 국제회의가 열려 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53%이던 2019년 보다 10%p 점유율이 높아졌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19년 23%이던 점유율이 지난해 14%로 10%p 가까이 줄어 들었다. 아시아 지역의 국제회의 수요가 유럽으로 고스란히 빨려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ICCA는 “고유가와 고환율, 항공노선 복구 지연 등 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기구와 협회 본부가 많고 국가 간 이동 시 항공 이외에 차량, 철도 등 대체수단 이용이 가능한 유럽이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유럽의 강세에 아시아는 열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이 큰 폭으로 순위가 급락했다. 3년 전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던 중국(7위)은 순위가 26위로 곤두박질쳤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올 1월에야 국경 폐쇄 조치를 완화한 데 따른 여파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이전 중국과 함께 10위권 이내에 랭크됐던 일본도 12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오스트리아 빈(162건)는 2019년 1위와 2위였던 프랑스 파리와 포르투갈 리스본을 제치고 세계 1위 도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위는 리스본(144건)과 3위 파리(134건)에 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133건)와 체코 프라하(129건), 마드리드(128건), 독일 베를린(113건)이 뒤를 이었다.
유럽의 강세는 도시 순위에서도 이어졌다. 유럽은 상위 20위권 안에 18개 도시가 진입하며 절대 우위를 과시했다. 상위 20위권 이내에 진입한 비유럽권 도시는 싱가포르(13위)와 서울(18위)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싱가포르와 서울 외에 일본 도쿄와 태국 방콕, 대만 타이베이 5개 도시가 20위권 이내에 포함됐었다.
아시아 도시 순위에선 싱가포르(101건)가 1위, 서울(66건)이 2위를 차지했다. 2019년 서울보다 위에 있던 방콕(50건)과 도쿄(39건)는 각각 32위, 41위로 순위가 급락했다. 코로나19 이전 22위였던 베이징은 19건으로 107위까지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국내 도시 중에선 제주(27건)가 세계 74위, 부산(17건)이 118위, 대구(11건)는 173위, 대전(8건)은 223위, 인천(6건)이 292위, 경주(5건)가 326위를 기록했다.
하홍국 한국마이스협회 사무총장은 “대다수 국제회의가 2~3년 전 개최지를 선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 지역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긴 호흡을 갖고 지금부터 4~5년 뒤 열리는 국제회의를 국내로 유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swlee9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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