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에 새긴 51번' 힘겨웠던 4경기, 벌써부터 '이정후 공백' 뼈저리게 느낀다 [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심혜진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팀의 중심 이정후 없이 4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2승 2패. 팀원들은 그의 부재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키움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연패에서 탈출하며 반등 기회를 만들었다.
승리의 원동력은 에이스 안우진의 역투다. 그는 8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타선은 한화의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4회 선두타자 김혜성이 1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어 도슨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이형종이 적시타를 때려냈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송성문이 내야 땅볼로 타점을 올렸다.
이렇게 만들어진 2-0 상황을 끝까지 지켜냈다. 자칫 스윕패를 당할 뻔 했던 키움은 집중력을 보이며 승리를 일궈냈다.
최근 경기가 힘들었던 것은 마운드의 엇박자도 있지만 중심타자 이정후의 부재도 크다. 해결사가 없으니 득점할 때 득점하지 못한다. 그래서 역전을 허용하고 패하는 경우가 생겼다.
이정후는 지난 22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8회말 수비 과정에서 왼쪽 발목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작은 부상이 아니었다. 이튿날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정후는 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필요한 부상이었다. 26일 입원해 27일 오전 수술을 받았다. 재활에는 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키움 선수단은 이정후의 등번호인 51번을 모자에 새기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이정후 없이 4경기를 소화했다. 힘겨운 경기의 연속이었다. 23일 롯데전에서 6시간 10분의 혈투 끝에 8연패를 끊고 홈으로 왔지만 한화를 상대로 2연패를 당했다. 25일 첫 경기는 난타전이 펼쳐져 4시간 31분의 경기를 소화했다. 무려 6-16 패배. 그리고 26일 경기서는 뒷심을 발휘해 연장으로 경기를 끌고 갔지만 불펜이 무너져 4-5로 졌다.
때문에 이날 선발 투수인 안우진의 어깨가 무거웠을 수 밖에 없다. 이정후 없이 연패를 끊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었다. 내년에는 이정후가 미국 진출에 나설 가능성이 큰데, 조금 일찍 예행 연습이 됐다.
경기 후 만난 안우진은 "어제 자정 쯤에 휘문고 선배들과 함께 영상 통화했다. 오늘 수술하신다길래 아침에 일어나 통화도 했다. 오늘 잘하라고 얘기를 해주셨다. 빨리 나아서 돌아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후가 빠진 상황에서 키움 마운드를 이끌어야하는 안우진은 "항상 등판하면 내 승리보다는 팀이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 퀄리티스타트 하러 올라가는 것보단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올라간다. 오늘도 그런 마음이었다. 특히 연패 때는 그런 생각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포스팅 도전이 유력한 이정후가 안우진과 같이 뛰려면 사실상 남은 무대는 포스트시즌 뿐이다. 안우진은 "가을야구에 가면 정후 형이 오실 수 있으니 (높은 순위로) 올라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정후와 한 팀에서 오래 뛰지는 않았지만 이형종 역시 그의 부재를 체감하고 있다.
그는 "(이)정후가 빠진 자리가 너무 크다"고 힘겨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 같은 외야수로서 정후의 빈자리를 매꾸기 위해 더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안우진, 이정후, 이정후의 등번호가 새겨진 안우진의 모자, 이형종. 사진=마이데일리DB, 심혜진 기자]-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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