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화가 났었다" 거듭된 '기복'에 분노…좌승사자의 각성, '에이스' 모드로 돌아왔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기복이 심해서 화가 났었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94구,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반즈는 지난해 '복덩이'였다. 반즈는 4월에만 6번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65를 기록하며 한동희와 월간 MVP 타이틀을 두고 '집안싸움'을 벌일 정도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4일 휴식 등판의 후유증 등이 나타나면서 아쉬운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31경기에 등판해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해 반즈의 시작은 매우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부터 부진한 반즈는 4월 단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도 기록하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내비쳤다. 반즈는 5월에는 첫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82로 활약하며 제 모습을 되찾는 듯했으나, 6월 일명 '퐁당퐁당'이 시작됐다.
좋을 때는 2022시즌 초반의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5이닝도 채 버티지 못하는 모습이 거듭됐다. 댄 스트레일리에 이어 반즈까지 부진을 거듭하면서 롯데의 외국인 투수 고민은 깊어져갔다. 그 결과 롯데는 스트레일리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했다. 반즈와 스트레일리의 성적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롯데는 반즈의 이점이 더 많다고 판단했다.
반즈가 아닌 스트레일리와 결별은 현재까지 적중하고 있다. 반즈는 후반기 첫 등판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5이닝 동안 5피안타 5사사구로 불안한 투구에도 불구하고 무실점을 기록하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며 시즌 6승째를 손에 넣었고, 27일 두산을 상대로는 7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개인 2연승을 질주했다.
지난해 반즈는 두산을 상대로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94로 매우 약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27일 경기 전까지 2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0.66으로 매우 강했다. 그리고 이날 최고 148km의 직구(34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29구)와 체인지업(22구), 투심(9구)을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또다시 봉쇄하며 2승 1패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하게 됐다.
전반기 퐁당퐁당의 모습이 후반기에는 조금씩 줄어드는 모양새. 어떠한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까. 그는 "오늘은 좋은 날이었다. 2회 백투백으로 2루타를 맞은 것을 제외한다면 좋은 날이었던 것 같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히며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전반기에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지를 돌아보며 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공개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변화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반즈는 "엄청난 변화는 없다.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고, 타자들과 카운트 싸움에서 앞서 나가는 것이 중요했던 것 같다"며 "자세히 말을 할 수는 없지만, 투구 메커니즘과 타이밍, 그리고 정신적인 부분에서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일리와 호투, 부진의 시기가 겹치면서 불안하지는 않았을까. 반즈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거듭되는 기복에 스스로 화가 나기도 했다. 반즈는 "나도 기복이 심해서 매우 화가 났었다. 그래도 개인 2연승을 통해 조금이나마 푼 것 같아서 좋다"고 털어놨다.
매번 좋은 투구를 할 수는 없지만, 반즈는 7월 1⅓이닝 6실점(6자책)의 최악의 투구를 한차례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5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순위가 얼마나 빡빡한지 알고 있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반기 시작이 좋은데, 지금의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1군 엔트리에 포함돼 있는 선수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선수는 없다. 하지만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더 높은 곳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반즈에 대한 기대치는 분명 높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난공불락'의 모습은 여전하다. 1선발 '에이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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