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글로벌 진출 9년…현지 생태계 전략 `결실`
네이버웹툰이 미국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미국 최대 만화 행사인 샌디에고 코믹콘(SDCC)에서 한국의 세로 스크롤 웹툰이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고 코믹콘에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DC와 '네이버웹툰에 DC 세계관을 쌓아 올리는 과정' 패널 세션을 진행했다.
마리 자빈스 DC 편집장은 이 자리에서 "이제는 세로 스크롤 형태의 웹툰이 사람들의 일상에 자리잡았다"며 "웹툰은 독자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일상 안에서 DC의 세계관을 접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DC는 2021년 네이버웹툰을 통해 오리지널 웹툰 시리즈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를 선보인 뒤 협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미국 만화계가 주목한 네이버웹툰, 현지 전략 통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만화 시상식 '윌 아이스너 어워드'에서는 네이버웹툰의 북미 현지 작품들이 대거 후보로 선정됐다. 미국 만화계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웹툰이 대중성뿐 아니라 작품성도 인정받으면서 네이버웹툰의 현지 생태계 구축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아이스너 어워드에서는 네이버웹툰의 2개 작품이 '최우수 웹코믹' 후보에 올랐다. 반면 올해는 5개 작품이 4개 부문에서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우수 웹코믹을 수상한 '로어올림푸스'를 비롯해 최우수 작가·아티스트상과 최우수 유머 작품상 후보작 등 모든 작품이 네이버웹툰의 북미 아마추어 플랫폼 '캔버스'에서 발굴한 것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네이버웹툰이 만든 창작 생태계가 크게 성숙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네이버웹툰은 북미 시장 진출은 2014년으로 올해 9주년을 맞았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진출 초기 한국의 '도전만화'를 글로벌 시장에 적용한 '캔버스'를 선보였고 이는 웹툰 불모지였던 해외에 현지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창작 생태계를 넓히고자 창작 리워드 제공, 광고 수익 공유, 교육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웹툰 창작 환경에 있어서는 국가별 세부적인 차이까지 고려했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RISD, ArtCenter, MICA, SCAD 등 다양한 대학교와 협력해 웹툰 관련 특별 강의, 리크루팅 부스 등을 진행하며 예비 창작자를 육성했다. 대만에서는 웹툰 제작에 생소한 창작자들을 위해 공모전 출품 요건을 장편 만화는 20칸 이상, 단편 만화는 4~10칸으로 한국과 비교해 진입장벽을 낮게 설정했다. 출판 만화 강국인 일본에서는 16주 시범 연재를 거쳐 정식 연재 승격 여부를 확정하고 시범 기간 동안 원고료와 광고 수익을 지원했다.
그 결과 네이버웹툰의 창작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90만명이다. 아마추어 플랫폼인 캔버스 출신 해외 정식 연재 작가 비중은 인도네시아 82%, 태국 67%, 프랑스 59%, 영미권 54%다.◇현지 정서·문화 고려한 작품으로 IP 영향력 확대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는 이유는 콘텐츠 시장 특성상 극복해야 하는 이용자의 문화적 차이를 현지 창작자 육성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검증된 인기 웹툰을 '시드(Seed)' 콘텐츠 삼아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는 현지 창작자들을 자극해 현지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현지 정서와 문화에 맞는 작품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이용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10개 언어로 서비스하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플랫폼 이용자 8560만명 중 77%는 해외 독자다.
최근에는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은 현지 작품들이 영화, 드라마 등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북미 웹툰 '로어 올림푸스'는 미국 제작사 짐 헨슨 컴퍼니와 함께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며 또 다른 영어 오리지널 작품 '그레모리 랜드'는 미국 제작사 버티고 엔터테인먼트가 영화로 제작하고 있다. 일본 오리지널 웹툰 '선배는 남자아이'는 일본 제작사 애니플렉스가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동남아에서는 라인웹툰의인기 연재작이자 2014년 제 1회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홍웬젠 작가의 'The Underdogs'와 Pony 작가의 'Black Box'가 각각 드라마·영화 방영을 앞두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한국 웹툰의 매력적인 이야기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만큼 현지 문화 코드와 감성을 집중 공략한 콘텐츠 수요도 반드시 존재한다"며 "현지 독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글로벌 최대 창작 생태계를 기반으로 압도적 1위 웹툰 플랫폼으로서 산업 저변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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