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출판, 정권의 욕망 [책&생각]

최원형 2023. 7. 2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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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최근 발표한 '2023 한국출판연감'을 펴보니, 위기에 처한 우리 출판계의 현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출판계에서는 "단군 이래 출판 불황이 아닐 때가 없었다지만, 올해 상반기야말로 최악 중의 최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종도서 사업부터 서울국제도서전에 이르기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연일 '출판계 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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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책거리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 네번째)과 참석자들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케이북(K-BOOK) 도약 비전 선포식에서 선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최근 발표한 ‘2023 한국출판연감’을 펴보니, 위기에 처한 우리 출판계의 현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2019~2020년부터 본격적인 하락세가 뚜렷합니다. 출협에 납본된 신간 발행 종수는 2020년 6만5792종이었는데 2021년 6만4657종, 2022년 6만1181종으로 줄었습니다. 신간 발행 부수는 2019년 9978만3643부였는데 2022년 7291만992부로 떨어졌습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아동’을 제외한 모든 분야가 전년에 견줘 발행 종수, 부수 모두 줄어들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작성된 통계라는 것이 더 무섭습니다. 출판계에서는 “단군 이래 출판 불황이 아닐 때가 없었다지만, 올해 상반기야말로 최악 중의 최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세대의 유입 없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기만 하는 독서 인구, 움츠러드는 산업의 규모에 반비례하여 오르기만 하는 인건비와 재료비, 출판문화의 전반적인 위상 하락에 따라 영상 등 다른 산업으로 넘어가는 숙련 인력들…. 이제 롤러코스터의 하강 구간처럼 내려갈 일만 남은 걸까요.

이 같은 사면초가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도와야 할 정부까지 위기의 요인으로 등장했습니다. 세종도서 사업부터 서울국제도서전에 이르기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연일 ‘출판계 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잘못된 일이 있다면 바로잡아야겠지만, 대통령의 말을 따라 하는 듯 ‘이권 카르텔’에 대한 무리한 규정 등 내용을 들여다 볼수록 그 목적과 방법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기 힘듭니다. 5년짜리 정권의 눈으로 이미 누란지위에 있는 ‘백년지대계’를 흔들어대는 일만큼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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