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수프’라는 책 한 권 [책&생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늘 아침, 돌숲('돌멩이수프' 줄임말) 제가 문 열게요!" "저도 갈게요."
돌멩이수프 상호명은 '돌멩이 수프'라는 책 제목입니다.
이제 8개월차가 되는 돌멩이수프는 '돌숲 어린이 멤버십'과 성인 독서 모임 슬로우리딩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늘도 저희 책방에 오는 모든 어린이와 어른이 각자의 돌멩이로 다 함께 수프를 맛있게 끓여내고 배불리 먹으며 돌숲이 되어가는 상상을 해봅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 책방은요]우리 책방은요 │ 돌멩이수프
“오늘 아침, 돌숲(‘돌멩이수프’ 줄임말) 제가 문 열게요!” “저도 갈게요.”
독서모임 채팅방에 메시지가 올라옵니다. 아침에 납품이 있거나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늦게 문을 여는 날에는, 독서 모임 회원분들이나 어린이 멤버십 어머님들께서 자발적으로 돌멩이수프 문을 엽니다. 돌멩이수프는 2022년 12월3일 수원시 천천동에 문을 연 ‘집 앞 책방’을 지향합니다.
돌숲은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떠들썩하게 책을 보는 공간입니다. 아침 9시 문을 열면, 아이를 등교시킨 어른이 와서 책을 보고요. 혹은 ‘슬로우리딩’ 1기와 2기, ‘리딩 투게더’ 등 성인 독서모임을 진행합니다. 낮에는 ‘돌숲 키즈멤버십’에 가입한 어린이들이 하교 후에 혼자, 혹은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와서 6시까지 책을 볼 수 있습니다. 돌숲 멤버십은 한 달에 5만원을 내고, 돌숲 내에 있는 모든 책을 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돌숲이 입점해 있는 상가는 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는 학원이 많은 상가라서 초등학생 유입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그래서 어린이가 늘 책을 볼 수 있도록 멤버십 제도로 운영이 되고 있고요. 실제로 월세비 충당할 정도로만 멤버십 어린이를 받고 있습니다.
돌멩이수프 상호명은 ‘돌멩이 수프’라는 책 제목입니다. 제가 많이 좋아하는 이 책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마법책입니다. 가난한 마을에 이방인이 들어와 먹을 것을 요청하지만 아무도 내어주지 않아요. 그 이방인은 낙담하는 대신에 돌멩이로 수프를 끓이기 시작하는데, 냄새를 맡은 마을 사람들이 각자 재료를 조금씩 준비해 수프를 맛있게 끓여서 다같이 배불리 먹는 이야기입니다. 돌멩이 수프는 혼자가 아닌, 다 함께 끓여서 다같이 맛있게 먹는 수프랍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파트와 학교 사이에 있는 이 상가에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돌멩이수프’라는 아지트를 만드는 게 저의 목표였어요. 이제 8개월차가 되는 돌멩이수프는 ‘돌숲 어린이 멤버십’과 성인 독서 모임 슬로우리딩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제 저의 바람은 돌숲이 동네 분들에게 동네 책방을 넘어서서 집 앞 책방으로 다가서는 것입니다. 돌숲을 이용하는 손님이 책방 문턱을 넘어서서, 문을 스스로 열고 들락날락 해주길 고대합니다.
제가 짧게나마 경험한 바로는, 공간의 힘은 단 한 사람에게 나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저 한 사람으로 출발했지만 여럿이 함께 가꾸어 가는 공간이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저희 책방에 오는 모든 어린이와 어른이 각자의 돌멩이로 다 함께 수프를 맛있게 끓여내고 배불리 먹으며 돌숲이 되어가는 상상을 해봅니다.
저희 북토크에 오신 유혜진 작가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여기 오신 모든 독자님들 말씀이 한 권의 책 같다고 하셨는데요. 저는 돌멩이수프 그림책방에 오는 모든 어른과 어린이가 ‘돌멩이 수프’ 책처럼 책을 통해 일상을 보글보글 끓여 삶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스스로 자신만의 책을 차근차근 일궈내기를 바랍니다. 문을 열고 문턱을 넘어 오세요. 돌숲지기 ‘고사리’와 돌숲님들이 함께 할게요. “환영합니다. 돌멩이수프입니다.”
수원/글·사진 고사리 돌멩이수프 책방지기
돌멩이수프
경기 수원시 장안구 화산로 87(천천동 , 천천푸르지오) 2층 203호
instagram.com/hawhy_22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세수펑크·선거 탓 쪼그라든 세법개정안…세수 악화는 ‘모르쇠’
- ‘신림동 흉기 난동’ 조선, 검찰 송치…“왜 그랬냐” 질문에 “죄송합니다”
- ‘저출생 대책’ 논란 필리핀 가사노동자 100여명 올해 도입
- 숨진 서초구 교사, 학교에 ‘학부모 민원’ 10차례 상담 요청
- ‘머리 내리친 곤봉’ 정당했다더니…경찰 “때리지 말라” 두 차례 지시
- 내 부고, 내가 직접 쓰자…인생은 이야기가 된다 [책&생각]
- “발차기 당해도 교권보호위 안 열려”…사각지대 놓인 기간제·방과후 강사
- 사과 먼저→전문가 검증…또 말 바꾼 원희룡, 양평고속도 재추진 시사
- “일본이 할 일, 한국인이 대신”…오염수 방류 반대 11만명 서명 전달
- 벤츠 포함 차 2800대 실은 화물선 화재…선원들 바다로 뛰어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