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축구 잘한다' 소리, 절로 나왔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진짜 축구를 잘했다. 특히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나온 전반전은 이것이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라는걸 6만에 가까운 관중들에게 보여줬다.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명문'이라는 소리가 아깝지 않은 경기력과 태도로 박수 받아 마땅한 축구를 보여줬다.

팀 K리그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순민의 역전 결승골로 3-2 승리를 거뒀다.

전반 12분 앙투앙 그리즈만의 슈팅이 이창근 골키퍼 맞고 나온 것을 문전에서 토마 르마가 발리 슈팅으로 아틀레티코가 선제골을 가져갔다. 후반 5분에는 세징야가 프리킥을 문전으로 올린 것을 안톤이 헤딩 동점골로 1-1 균형을 맞춘 팀 K리그.

후반 39분 박스 안 왼쪽에서 앙헬 코레아가 수비 경합을 이기고 크로스했고 먼포스트에서 카를로스 마틴이 넘어지며 오른발을 갖다대 골을 넣었다. 이대로 아틀레티코가 승리하는가 했지만 후반 41분 팀 K리그의 제르소가 박스 안 왼쪽에서 상대 수비 팔꿈치를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43분 팔로세비치가 키커로 나서 왼발로 오른쪽으로 낮게 차넣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제르소가 박스 안 왼쪽에서 뒤로 내준 공을 이순민이 아크서클에서 오른발로 정확하게 골대 구석으로 차넣어 역전 결승골이 터졌고 팀 K리그가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정말 수준 높은 경기였다. 아틀레티코의 프리시즌 첫 경기였기에 조심하고 건성으로 뛸 수도 있었지만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선발 라인업은 실제 베스트11에 가까운 전력으로 나섰다. 그리고 선수들도 시메오네 감독의 열정적 지휘 아래 전력을 다해 뛰며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팀 K리그 선수들도 경기 분위기를 감지하고 친선전 치고는 꽤 강도있고 더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 팬 서비스 차원의 경기가 아닌 정말 서로 치고받는 경기가 되다보니 오히려 더 박진감 넘치고 재밌었다.

특히 전반전 베스트 멤버로 나온 아틀레티코가 보여준 경기 수준은 대단했다. 경기 템포는 물론 기술, 패스워크 등 모든 부분에서 왜 이 선수들이 고액 연봉에 빅클럽에서 뛰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재밌으면서도 수준이 높아 눈이 즐거운 경기력이었다.

백미는 단연 전반 39분이었다. 아틀레티코 사무엘 리누가 왼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며 두 번의 2대1 패스를 통해 다이빙 헤딩슛까지 가져가는 장면은 엄청났다. 첫 번째 2대1 패스로 중앙에서 공간을 만든 후 두 번째 2대1 패스때는 높은 로빙 패스가 들어와 팀 K리그 수비진을 완전히 뚫어내며 골키퍼와 맞서는 헤딩슛을 했다. 이창근 골키퍼의 엄청난 선방이 아니었다면 정말 제대로 작품골이 나올 뻔 했다.

경기를 보는 내내 '진짜 축구 잘한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했던 아틀레티코. 아틀레티코는 후반전 들어 2군급 선수들이 대거 들어와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 팀 K리그도 급조된 올스타팀임에도 최선을 다하며 그에 걸맞게 경기해 승리를 가져간 명경기였고 아틀레티코는 괜히 세계적인 클럽이 아니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