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봉사하면 주는 ‘서초 코인’,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할 것”
서울 서초구는 예술의 전당과 악기 거리 등 문화가 있는 곳이다. 법원과 검찰청 등 법조타운도 품고 있다. 이런 서초구에 지난해 8월 시간당 11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주민 3명이 숨지고 곳곳이 물바다가 됐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전성수 구청장이 취임한 지 한 달 남짓 됐을 때다.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30년간 공직 생활을 했던 그였지만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는 26일 본지 인터뷰에서 “요즘은 비가 조금만 와도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세워서 비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 여름 호우 피해가 컸다. 올해는 어떻게 대비했나.
“비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5월부터 준비했다. 맨홀 추락 방지 시설만 1535개 설치했다. 구내 1만3000개 맨홀의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맨홀 지도’도 만들었다. CC(폐쇄회로)TV 5000개를 통해 실시간으로 재난 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허브센터를 만들어 24시간 운영했다. 5개 동 주민센터에는 CCTV 영상 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빗물받이를 전담 관리하는 직원 350명을 지정하고 1400명 규모의 민간응급복구단도 꾸렸다. 비가 조금만 와도 취약 지역을 살피는 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다행히 올해는 큰 피해가 없는 상황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추진 중인데.
“서초구의 숙원 사업이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공론화하고 서울시·국토교통부 등을 설득해 힘을 보탰다. 앞으로 지하 공사는 국토부와 서울시가 하고 지상 공간은 서울시가 조성한다. 서초구는 지상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민의 뜻을 모아 서울시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 용역도 진행 중이다. 고속도로가 있던 곳에 공원과 문화시설 등 혁신적인 공간을 만들면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명소가 될 것이다.”
-’서초 코인’을 확대한다고 들었다.
“그동안은 60세 이상 주민이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복지관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쿠폰 같은 코인을 줬다. 이달부터 모든 구민을 대상으로 ‘서초 코인’을 확대했다. 자원봉사나 재능 기부를 해도, 플라스틱병 분리수거를 잘해도 코인을 준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앱으로 간편하게 인증받아 여기저기서 쌓고,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코인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할 수도 있다. 우리 주민들의 ‘선한 영향력’을 선순환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잠원동에 고등학교가 생긴다던데.
“강남구에 있는 청담고가 잠원스포츠파크 자리로 옮겨온다. 그동안 잠원동에는 고등학교가 없어 학생들이 서초동, 반포동으로 통학을 했어야 했다. 우리 지역의 30년 숙원 사업이었다. 2019년 서울교육청이 청담고 이전 계획을 행정 예고까지 했는데, 잠원스포츠파크 부지를 소유한 서울시와 서울교육청이 부지 교환 문제로 이견을 보여 사업이 중단됐었다. 하지만 양측을 적극 중재해 합의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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