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덕도 신공항이 살 길이다

정영화 부산지방관세사회 회장 2023. 7.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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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여류 여행가이자 지리학자로 유명한 이사벨라 비숍(Isabella L. Bishop)이 개항기인 1894년 부산을 둘러보고, 그의 여행기에 남긴 인상 깊은 기록이 생각난다.

그러나 아직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과는 연계되지 않아 부산항을 통한 철도 운송은 국내 내륙 운송에만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이 항만과 철도 그리고 공항을 연계해 동북아의 물류허브 항만으로 발돋움하고자 트라이포트 정책을 수립한 것은 지난 200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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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화 부산지방관세사회 회장

영국의 여류 여행가이자 지리학자로 유명한 이사벨라 비숍(Isabella L. Bishop)이 개항기인 1894년 부산을 둘러보고, 그의 여행기에 남긴 인상 깊은 기록이 생각난다. “부산은 얼지 않는 항구로서 서울과 부산 간 철도가 놓이게 되면 상업도시로서의 중심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전망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1905년, 이 땅에 경부선 철도가 개설되어 부산은 철도라는 인프라를 가진 물류도시로서의 모양새를 갖추었다. 그러나 아직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과는 연계되지 않아 부산항을 통한 철도 운송은 국내 내륙 운송에만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에 공항이 들어선 것은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1940년. 지금의 해운대구 센텀 지역에 일본군 후방 병참기지 역할을 한 군사 비행장이 들어서면서였다. 해방 직후 이곳은 수영비행장, 6·25전쟁 동안 국제공항, 1963년에서야 부산국제공항이 되었다. 시설은 미비했고, 늘어나는 여객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1976년 8월 김해로 옮겨졌지만, 여전히 24시간 대형 화물기가 뜨지 못하는 군사공항 성격이 강한 트라이포트의 한 축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트라이포트로 경쟁력을 갖춘 도시는 두바이항이다. 알막툼 신공항과 에티하드 철도로 연계한 복합물류체계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중동의 대표적인 관문 허브항이다. 이에 못지않게 자주 거론되는 항만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이곳은 스키폴공항과 연계해 해상과 항공화물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어 유럽의 물류 관문으로 도약하고 있다.

부산이 항만과 철도 그리고 공항을 연계해 동북아의 물류허브 항만으로 발돋움하고자 트라이포트 정책을 수립한 것은 지난 2002년이다. 당시 안상영 부산시장은 트라이포트를 도시전략으로 세워 김해공항을 대체할 신공항 건설을 정부에 건의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 그 후보지가 가덕도에 정해졌을 뿐 아직 기공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항공물류 가운데 98%는 인천공항에서 처리되고 있다. 항공화물은 대체적으로 IT AI 바이오 반도체 통신장비 의료기기 등 경량이면서 빠른 시간을 요하는 첨단 제품이다. 인천공항이 수도권에 자리함으로써 그 주변에 첨단화된 산업이 많이 몰려 있는 것도 이러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물류 거점항인 부산항의 복합운송을 더욱 활성화하고, 최소한 동남권 산업의 항공물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인근에 신공항 건설이 절실하다. 그렇게 되면, 인천과 동남권에 투 에어포트 체제가 형성돼 항공화물의 분산 효과와 함께 국가의 균형 있는 발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2030년 월드엑스포의 부산 유치에 성공하기를 갈망하는 것도 하루빨리 가덕신공항이 완공되어 동북아의 관문 허브항으로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기를 바라는 동남권 지역민의 염원이 담겨 있다. 부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문화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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