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타니’ 투타 돋보였다
“청룡기 전만 해도 우리 팀을 우승 후보로 꼽지 않더라고요. 그게 저나 우리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된 것 같아요. 다 같이 온 힘을 다해 이룬 우승이라 더 기쁩니다.”
고교야구선수권 최우수선수로 뽑힌 경북고 투수 겸 4번 타자 전미르는 팀 에이스였지만, 막상 결승전에서는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24일 강릉고와 준준결승에서 마운드와 1루를 오가면서 7과 3분의 2이닝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는 역투로 승리에 앞장섰지만, 104개를 던져 4일 동안 의무 휴식을 취해야 하는 투구 수 제한 규정에 걸렸다.
하지만 전미르는 마운드에 서지 못한 아쉬움을 타석에서 풀어냈다. 1회 1사 2·3루에서 상대 투수 초구를 잡아당겨 좌전안타로 두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그는 “장충고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을 다쳐 힘을 빼고 친 게 오히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했다. 전미르는 4-1로 쫓긴 9회엔 3루에서 애들을 불러모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차분하게 플레이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자”고 격려했다. 8강전 역투와 결승전 결승 적시타, 그리고 팀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용(龍)을 의미하는 이름 ‘미르’답게 78번째 청룡기 최고의 별이 됐다. 전미르는 경기 후 “마운드에 서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했지만, 다른 투수들을 믿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9월 14일 예정된 프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유력한 전미르는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처럼 투타에 모두 능해 ‘전타니’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이번 대회에선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결승에 앞서 11타수 2안타로 다소 부진했다. 투수 출신인 이준호 감독은 ‘투수 전미르’의 잠재력을 더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전미르는 자신의 롤 모델인 오타니처럼 투타에서 모두 활약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선 투수로서 역할을 어느 정도 했지만, 투구 수 관리를 못 한 바람에 결승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어요. 경기 운영 능력을 더 키워야 할 것 같아요. 타자로서도 1회 말고는 기회를 못 살렸으니 만족하지 못합니다. 일단 프로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남은 고교 대회에 집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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