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연대하면 바꿀 수 있다

황시운 소설가 2023. 7.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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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으로 쏟아진 폭우로 나라 곳곳이 큰 피해를 입었다. 뉴스에서 보여주는 피해 지역의 상황은 참담하기만 하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야 했던 분들, 생활 기반을 모두 잃은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제 가뭄과 홍수, 폭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더 이상 특정 국가나 대륙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이상 기후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자연재해는 인류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외면하고 싶어도 더는 숨을 곳이 없다. 두렵고 막막한 일이다.

얼마 전, 기후 우울증이란 말을 접했다. 기후 위기로 인해 자신과 주변인들은 물론 국가,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가 위기에 빠질 거라는 생각에 불안과 우울감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기후 우울증은 단순히 날씨가 나빠서 기분이 가라앉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미래에 대한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것을 넘어,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절망과 분노, 더 나아가 허무주의에 빠지기까지 한다니 말이다.

나 역시 이상 기후가 몰고 올 재앙과 같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무력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 끊임없이 탄소를 배출해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장본인으로서 가끔은 존재 자체에 대한 혐오에 시달릴 정도다. 가능하면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최대한 에어컨과 자동차 사용을 자제하려 애쓰고 있지만, 이런 정도의 노력이 이제 와서 얼마나 유효할지 회의감이 드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엄청난 속도로 무너져 내리고 있는 자연 앞에서 개인의 노력은 너무 사소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인류에게 정말 미래는 없는 것일까.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연대에서부터 해답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설사, 개인의 노력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연대한다면 또 다른 의미가 된다. 한 사람의 노력은 큰 효용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노력들이 모이면 사회 전체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그렇게, 한 걸음씩 함께 나아가다 보면 반드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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