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뼈 건강 연구”… 우주정거장에 물고기 보내는 중국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각국이 우주 탐사를 넘어 우주과학 연구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주과학이란 우주공간이나 다른 행성에서 생명, 화학, 물리 현상을 연구하는 것으로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환경이 인간과 다른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제브라피시는 중국이 자체 구축한 우주정거장인 톈궁에 보내진다. 실험의 구체적인 일정과 우주에서 제브라피시를 보관할 수중장치에 대해선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크기 5cm 정도의 작은 열대어인 제브라피시는 200∼300여 개의 알을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높고 유전자의 90%가 인간과 일치해 동물실험에 흔히 사용된다. 중국 우주비행사의 달 탐사 임무를 앞두고 임무 수행에 필요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골 손실은 우주비행사들의 우주임무 수행 과정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력이 미세한 환경은 뼈의 무기질량을 감소시키고 골 형태를 유지하는 미세구조에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우주임무를 수행하는 우주비행사들은 통상 골 손실을 경험하는 것으로 연구됐다.
골 손실을 연구하기 위한 우주 환경에서의 동물실험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과학 연구에서 가장 앞선 NASA가 실험동물의 생환에 성공한 것도 올 4월이 처음이었다. 전문가들은 관련 기술이 발전하며 그동안 진척되지 못했던 우주 환경에서의 동물실험이 부쩍 활발해졌다고 평가한다.
우주로 작물을 보내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20년 NASA는 무인우주선에 상추, 토마토, 무, 양파, 오이 등 11개 작물의 씨앗을 실어 보내 우주방사선 환경이 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해 3월 수수와 애기장대의 종자를 우주로 쏘아 보냈다. 우주방사선과 극한온도와 같은 혹독한 환경에 종자를 노출시켜 기후변화에 강한 작물 품종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우주 돌연변이 유발’이란 육종 기술은 홍콩에서도 시도된 바 있다. 람혼밍 홍콩중문대 교수 연구팀은 3월 ‘리조비아’라는 박테리아를 화물우주선에 실어 보냈다. 콩에서 질소를 영양분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는 박테리아의 작용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한국도 우주 환경에서의 실험에 나서고 있다. 박찬흠 한림대 나노바이오재생의학연구소장 연구팀은 우주에서 암세포와 약물의 기전을 밝히는 귀환형 위성체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 발사 예정인 이 위성체에는 3차원 미세유체 타깃 세포배양 시스템 등 우주 궤도에서 암세포를 배양하고 항암제 반응성을 분석하는 장치들이 실릴 예정이다.
김성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우주지질연구본부 본부장은 “성공적인 우주임무를 위해선 극한환경에서 사람이 버틸 수 있게 하기 위한 바이오 분야 연구가 중요하다”며 “다만 우주 환경에서의 실험은 많은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선 지상에서의 연구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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