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천방지축 히어로라서 사람들이 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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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은 제가 낳은 아들입니다. 하하."
"아이언맨은 국가나 대의보단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알코올 의존증에 여자 문제가 가득한 엉망진창의 삶을 살죠. 완벽한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불완전한 히어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끌리는 겁니다. 천방지축 영웅이 우리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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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반공영웅이던 아이언맨
1978년 공동작화 맡아 새롭게 변신
인간적 고뇌 지닌 영웅으로 공감 줘
26일 서울 용산구의 한 피규어 가게. 미국 만화가 밥 레이턴(70)이 손으로 성인 크기의 아이언맨 모형의 가슴을 두드리며 활짝 웃었다. 올해 4월부터 아이언맨 팬들을 만나기 위해 그리스와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등을 여행 중인 레이턴은 이날 한국에 도착했다. 그는 “나와 달리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의 주인공)는 천재이자 부자인 완벽한 남자라 모두가 좋아한다”며 “아이언맨을 좋아하는 한국을 처음 방문한 거라 전혀 피곤하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이언맨은 국가나 대의보단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알코올 의존증에 여자 문제가 가득한 엉망진창의 삶을 살죠. 완벽한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불완전한 히어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끌리는 겁니다. 천방지축 영웅이 우리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기 때문이죠.”
1963년 처음 등장한 아이언맨은 반공 영웅 캐릭터였다. 주로 공산주의 요원들을 물리치는 역할을 하는 냉전 시대의 상징이었다. 등장 당시엔 인기를 끌었으나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며 생명력을 잃어 갔다. 그는 “여러 작가가 아이언맨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나 뻔한 이야기만 담겨 점차 판매 부수가 줄었다”며 “아이언맨이 안 팔려서 곧 연재를 중단할지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애가 탔다”고 회상했다.
“인기가 떨어진 아이언맨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달라”는 마블의 요청에 레이턴은 1978년 아이언맨의 공동 작가이자 작화가가 됐다. 그가 1979년 내놓은 작품이 ‘병 속의 악마’(2016년·시공사)다. 그는 이 작품에서 아이언맨을 고뇌하는 인간으로 그렸다. 토니 스타크가 내적 고민으로 몸부림치는 모습과 영웅으로서의 그의 고민을 담았다. 투박했던 슈트도 세련되게 바꿨다. 그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롤링스톤스 같은 상징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열한 살 때부터 집에서 혼자 아이언맨 이야기를 썼다”며 “사랑, 휴머니즘, 전쟁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아서왕 전설’을 읽으며 아이언맨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네 살 때부터 만화를 그렸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곤 홀로 만화잡지를 팔았고, 1976년부터 만화를 전문적으로 그리기 시작해 2000년대까지 마블과 DC코믹스에서 일했다. 아이언맨의 동료인 ‘워 머신’, 개미를 모티프로 삼은 ‘스콧 랭’(앤트맨)도 그가 만든 마블 캐릭터다. 그는 “작가, 작화가, 편집자로 6400권의 만화책에 이름을 올렸다”고 했다. 그는 “아홉 살 딸을 혼자 키울 때, 아홉 살 딸을 홀로 돌보는 스콧 랭 캐릭터를 만들었다. 내 모습이 투영됐기에 스콧 랭은 각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한국에 초청한 미국 만화·피규어 판매점 ‘DCC카페 다이스라떼’(서울 동대문구)에서 29, 30일 사인회를 여는 등 한국에 약 1개월 머문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본 후 한국 드라마에 빠졌다”는 그에게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영화로만 아이언맨을 만난 분들이 많은데 원작 만화를 읽어 보세요. 진짜 아이언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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