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중견그룹 4파전 양상

조민희 기자 2023. 7. 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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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매각이 본격화(국제신문 지난 21일 자 10면 등 보도)하자 예상과 달리 국내 중견그룹들이 속속 움직임을 보이며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27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최근 SM그룹을 비롯해 LX·하림·동원그룹 등이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뒤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투자업계에서는 두 기관이 HMM 인수가격 급등을 피하고 배임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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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LX·하림·동원 4개사 각축

- 산은 등 영구채 1조 주식 전환
- 총 5조 사모펀드 등 활용 검토
- 포스코 등 대기업 참전 가능성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매각이 본격화(국제신문 지난 21일 자 10면 등 보도)하자 예상과 달리 국내 중견그룹들이 속속 움직임을 보이며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항해 중인 HMM 컨테이너선 모습. 국제신문DB


27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최근 SM그룹을 비롯해 LX·하림·동원그룹 등이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뒤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일 HMM 매각 공고를 내고 다음 달 21일까지 한 달 동안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매각지분은 총 3억9900만 주다.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포함 희석기준 지분율 약 38.9%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그간 ‘매각 걸림돌’로 꼽혀왔던 2조68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만기가 없는 채권) 중 우선 1조 권 규모를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잔여 영구채는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하고 전환주식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수자와 협의해 처리하겠다는 게 두 기관의 방침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18∼2020년 5차례에 걸쳐 총 2조6800억 원의 영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두 기관이 HMM 인수가격 급등을 피하고 배임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본다. 영구채는 투자 조건에 따라 특정 시기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산은과 공사는 오는 10월 1조 원 규모의 영구채를 보통주로 바꿀 예정이다.

SM그룹은 그간 HMM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지만 최근 진행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놔 결과가 주목된다. SM그룹 오우현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인수가는 4조5000억 원으로 생각하며 (영구채) 1조 원만 전환해도 인수 자금은 4조 원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시점 대비 무조건적인 상승은 단언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 그룹은 대부분 육지 또는 해상 등 운송 또는 물류 계열사를 갖고 있어 HMM과의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다. SM그룹과 하림은 SM상선과 대한해운 팬오션 등 해운사를 보유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육상 물류 사업을 전개하는 동원로엑스와 부산항 운영사인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갖고 있다. LX그룹은 국내 최대 물류운송대행 기업인 LX판토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관건은 역시 인수자금 확보다. 투자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최소 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하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X와 동원그룹은 외부 재무적투자자(FI)와 협업해 자금 조달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워온 SM그룹은 전례를 볼 때 이번 역시 보유자금을 동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토작업이 곧 인수전 참여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끝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또 포스코나 현대차그룹 등 국내 대기업의 인수 참여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투자업계(IB)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이들 기업이 득실을 꼼꼼히 따진 뒤 인수 참여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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