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서울, 인구 감소 아닌 광역화
지난 10년간 서울 인구가 77만명 감소했다고 한다. 이유는 비싼 집값 때문이다. 외곽의 경기도에는 가성비 좋은 주택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된다.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더 늘어날 듯하다. 경기도로 이사했지만 직장은 여전히 서울에 있어 결과적으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통근거리도 길어진다. 이는 서울 인구의 감소라기보다는 서울의 광역화라 부르는게 맞지 않을까. 3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는 5년 후쯤에는 GTX 3개 노선 등 광역교통망도 모습을 갖춰갈 것이다.
서울은 더욱 고도화될 것이다. 인공지능(AI)경제의 혁신을 주도하는 벤처, 스타트업, 연구개발기업들은 서울에서 성장한다. 성수, 상암, 마포, 수서, 구로, 강남 등의 혁신지구는 이러한 지식기반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다. 국가경제안보전략산업이라 불리는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의 생산은 용인, 오송, 새만금 등 현장에서 이뤄지지만 이런 생산공정의 꽃이라 할 연구소는 혁신인력 확보가 용이한 서울 등 대도시에 집중된다.
서울의 변화에는 원심력과 구심력이 양방향으로 작용한다. 저렴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아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원심력과 보다 센 기업들이 서울에 집중되는 구심력이 함께 움직인다. 주택은 외곽에서 공급하기가 쉽고 기술혁명이 주도하는 혁신기업들은 우수인력 확보가 용이한 중심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역교통망이 윤활유 역할을 한다. GTX 3개 노선, 대곡소사선, 월판선, 신안산선 등의 개통이 이어지면 원심력과 구심력은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주거는 분산되고 고급일자리는 더욱 집중되는 관성이 있다. 서울은 고도화되고 수도권은 광역화하는 이런 변화를 대도시권화라 부르기도 한다.
문제는 통근거리가 지속적으로 길어진다는 점이다. 2시간에 육박하는 수도권 주민의 통근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두 가지 대안이 있다. 서울 안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거나 일자리를 외곽으로 분산시키는 방법이다. 둘 다 필요한데 서울의 주택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주택을 늘리는 일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얼마나 더 고밀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판교 같은 혁신거점을 서울 반경 25㎞권에 조성해 서울로 통근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분산형 고용거점을 만들어가야 한다. 미니판교를 경부축뿐 아니라 안양·군포·의왕, 인천·부천, 고양, 양주·동두천, 남양주·구리 등지에 만들어 통근을 줄이고, 통근하는 경우 광역철도로 이동할 수 있는 모빌리티허브를 만들어 가야 한다. 다핵분산형 메가시티, 혹은 거점연계형 수도권의 미래 모습이다.
서울·인천·경기는 2040수도권광역도시계획을 수립 중이다. 공간구조, 토지이용, 환경, 문화관광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나 핵심은 바로 통근거리 줄이기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아가는 수도권을 이동거리가 짧고, 대중교통 중심의 대도시권으로 만들어가는 일이 절실하다. 이는 탄소중립 국토 만들기의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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