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문인협회 회원 시] 뜬소문
현종길 2023. 7. 28. 00:06
태풍에 부표처럼 표류하는 말
믿었던 말과 믿을 수 없었던 말
그 잘못 삼킨 말들이 숨을 쉬면
소문이 되어 반 박자 빠른 담을 넘어갔지
믿음에도 구멍 뚫리는 날이 있나보다
꼬리를 말고 앉았던 검은 고양이도
구름을 반쯤 덮고 눈감은 달을 잡으러 갔다
꽃피는 봄밤 집 나간 그녀
그녀가 감추고 싶었던 비밀얘기가
금이 간 담장 틈사이로 새어 나왔다
그 말들의 꼬리가 더욱 길어지더니
그 꼬리는 꼬리를 물고 바람을 일으켰다
오리털 베개를 지붕으로 가져가
칼로 배를 갈라놓은 것처럼
깃털은 바람을 타고 눈처럼 날려갔다
사람들은 진실보다 기사에 귀를 열었다
긴 스카프를 날리며 그녀가 삼일 전 왔었다고
꽃비가 흩날리던 바람 부는 봄밤이었다고
열살쯤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와 택시를 탔다고
바람에 날려간 깃털을 다 주워 올 수는 없었다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원도민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양양 한 복권점서 로또 1등 2게임 당첨…동일인이라면 71억 대박
- 또래 여중생 집단폭행하고 영상 유포…강원도교육청·경찰 조사 착수
- 영월서 20대 여성 흉기로 살해 후 자해한 남성… 스스로 신고
- 수업중 선생님 만류 무시하고 ‘라면 먹방’한 고교생…출석정지 10일 징계
- 태백서 '아나콘다급' 초대형 구렁이 출몰 화제…목격 주민 "8m 정도 되는 뱀"
- 조민, 삼악산케이블카 타고 후평야시장서 먹방 등 '춘천여행기' 영상 올려 눈길
- [르포] “임신해도 업소로”… 더 교묘해진 성매매의 그늘
- 강릉 주문진 앞바다서 160㎏ 초대형 참치 잡혀
- 설악산서 천종삼 8뿌리 캐 화제… “모삼 2뿌리 85년 추정” 가격은?
- [영상] "죠스가 나타났다" 동해해경 해상순찰 중 상어 발견…안전순찰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