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적자' 삼성전자·'가전 호조' LG전자…또 엇갈린 실적 희비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95% 급감…반도체 적자 4.3조
LG전자, 가전·전장 앞세워 호실적…영업익 삼성전자 추월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나란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전자 투톱'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를 내며 삼성전자가 주춤한 사이, LG전자가 가전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보다 앞선 영업이익 수치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건 지난 1분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8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날 2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매출 60조55억 원, 영업이익 6685억 원이라는 성적표를 내놨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2.3%, 영업이익은 95.3% 줄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반도체와 디지털 기기 수요가 줄면서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1조 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2분기 DS부문에서만 4조3600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1분기(4조5800억 원)와 비교해 적자 폭을 줄인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지만, 실적 수치만 놓고 보면 실망스러운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 등이 포함된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매출 40조2100억 원, 영업이익 3조8300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출하 감소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같은 날 오후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크게 웃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19조9984억 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741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감소했다. 올해 초 희망퇴직 등 인적 구조 선순환 관련 비경상 요인과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볼트 EV 리콜 재료비 상승분 등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LG전자가 1조4974억 원, 삼성전자가 6400억 원 수준이었다.
2분기 LG전자의 호실적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애플리케이션&에어솔루션(H&A)사업본부가 이끌었다. H&A사업본부는 매출 7조9855억 원, 영업이익 6001억 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LG전자는 "원자재비, 물류비 등 원가 구조 안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선제적 노력이 높은 수익성 달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전장(VS)사업본부도 성장 가도를 달리며 2분기 최대 매출을 거두는 데 기여했다. VS사업본부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인 2조6645억 원, 89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쉐보레 볼트 EV 리콜 재료비 상승분 등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성적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3조1467억 원, 영업이익 1236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LG전자가 3분기에도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진 삼성전자가 다시 우위를 차지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에 반도체 적자 폭을 줄이며 사실상 바닥을 확인한 만큼, 하반기 감산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를 출시, '신제품 효과'에 따른 MX 실적 개선도 예상되고 있다.
LG전자는 하반기에도 사업본부별 경쟁력을 높여 호실적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LG전자는 "가전·TV 수요 위축에도 프리미엄 전략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며 "연말 수주 잔고가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VS는 고부가 고성능 중심의 영업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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