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 노사갈등 심화…노조 "밥값은 주고 일 시켜라" 분노
8월 1일 '본사-노조' 다시 교섭
본사 "성실히 교섭 임할 것" vs 노조 "지금껏 소통했다고 생각 안해"
[더팩트|이중삼 기자] 바디프랜드가 직원들의 고충에 귀를 닫자 노동조합(노조)이 '파업 카드'를 전면 꺼내들었다. 승부처는 다음 달 1일이다.
28일 <더팩트> 취재 결과 이날 노사는 서울 강남구 소재 수서타워에서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벌인다. 결렬되면 파업 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지회)는 지난해 6월부터 1년 간 사측과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벌여왔다. 그러나 지회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거절하면서 대안도 없이 시간만 끌어왔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조정회의에서도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 7일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지회는 △수당 지급기준 공개 △동종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보장 △식대지급 △노조 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회는 지난 21일 투표인 명부를 확정하고 다음 달 8~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나선다. 투표가 가결되면 지회는 다음 달 12일과 14일 양일간 파업에 들어간다. 이날 금두호 지회장은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다음 달 12~15일은 징검다리 연휴기간으로 파업 투쟁을 12일과 14일로 정했다"며 "사측은 꾸준히 노조와 소통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노조 요구를 지속해서 들어주지 않는 건 소통이 아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지회는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소재 바디프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를 무시하는 본사를 규탄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김주현 지회 사무장은 "올해 회사의 실적이 줄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의 요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럼 임원들은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져서 돈찬지를 벌였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회에 의하면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임원 15명에게 총 51억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지난해 대비 72.8% 늘어난 규모다. 반면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지난해 대비 14.8% 줄었다. 지회는 실적 악화의 피해가 직원들에게만 전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성규 대표이사의 보수를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임원들의 평균 보수가 높은 만큼 못해도 억 단위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이사·감사 전체 15명의 보수총액은 51억 원으로 1인당 평균보수액은 3억4000만 원이었다. 반면 직원들의 1인 평균급여액은 지난해 3990만 원으로 확인됐다. 2021년의 경우 4680만 원이었다. 매출은 △5556억 원(2020년) △5913억 원(2021년) △5220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522억 원(2020년) △685억 원(2021년) △241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97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554억 원)대비 583억 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65억 원으로 같은 기간(169억 원)보다 104억 원 줄었다. 외형과 수익성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 "(바디프랜드 경영진) 도덕적 해이 빠졌다"
지회는 "무능한 경영으로 생존권 위기에 봉착한 바디프랜드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며 "처우개선은 고사하고 밥값도 안 주는 회사가 무슨 자격으로 직원을 탓하느냐"고 맹비난했다.
특히 금 지회장은 "바디프랜드는 노동자와 손잡고 업계 1위 탈환에 나설 것인지 영원한 2등으로 남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며 "사측이 끝까지 노동자를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모든 것을 걸고 투쟁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찾아올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는 견해차이가 있지만 노조와 소통을 성실히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파업에 들어간다고 해서 본사가 제지할 이유도 없고 존중하는 입장이다"며 "노조에서 요구하는 사안은 크게 4가지인데, 하나하나가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교섭이 빠르게 이뤄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본사는 노조와의 교섭을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사측이 '도덕적 해이'(법과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집단적인 이기주의를 나타내는 상태나 행위)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노조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경영층의 갑질이자 도덕적 해이다. 동시에 기쁨은 경영층이, 고통은 근로자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파업 자체는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영 타격은 크지 않겠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인식은 나빠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경쟁사 세라젬에게 시장 점유율이 밀리고 있는 가운데 이런 노사갈등 이슈는 세라젬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고 본다"고 첨언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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