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뜨거운 음바페, 차가운 안첼로티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지금 유럽은 파리 생제르맹(PSG)의 킬리안 음바페로 뜨겁다. 너무나 뜨겁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를 이을 차세대 황제 1순위 음바페가 이적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은 음바페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원하는 팀들이 줄을 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리버풀·아스널·첼시·토트넘·인터 밀란·바르셀로나 등등. 그리고 빠질 수 없는 한 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이 이적료 3억 유로(약 4262억원), 연봉 7억 유로(9946억원)를 제시했다. 1초에 3만원을 준단다.
이렇게 많은 팀들이 손을 들고 있지만, 사실상 '답정너'다. 음바페가 PSG를 떠난다면 갈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팀, 바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다.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를 원하고, 음바페도 레알 마드리드를 원한다. 1초에 3만원을 준다고 해도 이 둘의 진심은 변하지 않는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때문에 많은 이들이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그의 입에서 음바페와 관련해 어떤 말이 나올지 기대하는 것이다. 이적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다른 클럽 감독들의 희망사항은 그냥 지나칠 수 있어도, 안첼로티 감독의 말만큼은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첼로티 감독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27일 미국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사커 챔피언스 투어 2차전을 가졌고, 2-0으로 승리했다.
주드 벨링엄이 선제골, 호셀루가 추가골을 넣었다. 경기 도중 맨유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벨링엄에게 위험한 태클을 가하며 두 팀 선수가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 여름 영입한 19세 천재 미드필더 벨링엄의 골, 그리고 호셀루의 환상적인 시저스킥, 그리고 마르티네스의 위험한 태클 등 이슈가 많은 경기였다.
하지만 현장의 기자들은 이런 것들이 크게 궁금하지 않았나 보다. 그들이 보통 사람들인가. 가장 궁금한 것은 단 하나, 음바페였다. 안첼로티 감독의 한 마디를 듣기 위해 이날만을 기다린 하이에나들이다.
그들도 예의가 있다. 아무리 궁금해도 처음부터 음바페를 물어보지 않았다. 예의상 경기 관련 질문을 먼저 던졌다. 경기 총평· 벨링엄·마르티네스의 태클·레알 마드리드의 시즌 전망 등 질문이 나왔다.
안첼로티 감독은 "전반전에 다소 격렬한 순간이 있었지만, 이전 경기에 비해 수비력이 향상됐다. 후반전에 경기를 더 지배할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던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또 "새로운 선수가 왔고, 새로운 시스템을 시도했다. 성공적이었다. 4-4-2 포메이션에서 벨링엄의 역할이 정말 좋았다. 팀을 더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자질을 보여줬다. 또 호셀루의 활약은 그에 대한 신뢰를 정당하게 만들었다. 우리 팀은 작년과 비교해 나아졌다. 다음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경기에 대한 질문은 어느 정도 다 나온 것 같다. 드디어 때가 왔다. 진짜 궁금했던 것을 질문할 순간이. 기자들은 질문했다. 음바페 이적설을. "음바페를 영입할 건가요?"
안첼로티가 어떤 감독인가. 64세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오브 베테랑. 유벤투스·AC밀란·첼시·PSG·바이에른 뮌헨 등 빅클럽 전문 명장.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었겠는가.
안첼로티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대처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 질문에 그는 카리스마를 뽐냈다. 그 누구보다 차가운 카리스마. 안첼로티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자 다음 질문."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킬리안 음바페, 주드 벨링엄, 레알 마드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 사진.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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