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정전협정 70주년에 생각하는 국민의 목숨
백악관·국무부·의회 모두 한목소리
수만명 국군포로·민간인 北에 억류
국민의 생명 보호는 국가의 의무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앞둔 지난 18일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였다. ‘음주 폭행’ 등으로 본국으로 소환되어 징계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킹 이병의 무단 월북에 백악관, 국무부뿐만 아니라 미 의회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도 킹 이병의 안위를 걱정하며 북측에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70년 전 수만명의 국군포로와 민간인 납북자가 돌아오지 못한 상태로 전쟁을 마쳤을 뿐만 아니라 이후로도 북한에 붙잡힌 수백명의 국군포로와 민간인들이 버려진 채, 잊혀진 채로 지내온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민간인 납북·억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10만명으로 추산되는 전시 납북자와 정전협정 체결 후 2000년까지의 미송환 납북자 516명 외에도 지난 10년간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를 비롯한 우리 국민 6명의 송환은 요원한 상태다. 물론 미국과 한국의 국력 차나 남북한 관계의 특수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우리 정부와 사회가 충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지에서 선교사들이 억류되었다면 정부도, 정치권도, 언론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북한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이러한 우리의 ‘북한 예외주의’를 감안하면 북한이 2017년 8월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 2018년 5월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선교사를 석방하면서도 한국인 선교사들만 억류를 계속하는 것이 놀랍지 않다.
국적과 무관하게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그 생명의 가치도 동등하다. 그러나 나라마다 알아보는 국민 목숨의 값어치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불법적으로 억류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자유와 명예를 되찾아주는 것은 국가와 국민 사이 사회계약의 기초라 할 수 있다. 특히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군 복무를 한 시민들에 대한 예우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 관점에서 국군포로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훈장 수여 요구도 전향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1985년 미 의회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전을 포함하여 미국이 참전한 전쟁에서 포로 경험을 했던 미군 장병 14만2000여명을 위하여 ‘전쟁포로 훈장(Prisoner of War Medal)’을 창설하였다. 당시 미 국방부는 적에게 생포되는 것은 공적이 아니므로 수훈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대하였으나, 조국을 위해 자유를 희생한 이들을 기리기 위하여 ‘전쟁포로 훈장’ 법안은 통과되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냉대를 바로잡고 관심 환기를 위해서라도 우리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TJWG) 법률분석관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