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 위기를 넘는 농업과학기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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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영화를 보며 미래의 모습을 간접 경험한다.
2020년부터 내부 연구자와 대학, 민간기업 등 107개 기관이 공동 참여해 추진하고 있는 '신농업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사업'이 그것이다.
첫째, 기후변화로 농업이 받을 영향과 주산지 변화 추이를 '예측'하게 됐다.
기후변화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하고 환경과 농업의 상생을 모색하는 길, 바로 과학기술이 미래를 여는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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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영화를 보며 미래의 모습을 간접 경험한다. 기후 재난이 가져올 미래의 암울함과 이를 헤쳐가는 인류를 운명공동체로 그린 ‘설국열차’나 ‘인터스텔라’가 먼저 떠오른다. 개봉 당시 이 영화들을 관람하면서 기상이변으로 꽁꽁 얼어붙거나 황폐해져 더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는 지구 모습이 생경했다. 주인공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우주를 탐험하거나 첨단 과학기술로 구축한 미래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상상 역시 실감나지 않았다. 과연 우리에게 다가오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그 결과 올해 말까지 진행하는 1단계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끌어냈다. 첫째, 기후변화로 농업이 받을 영향과 주산지 변화 추이를 ‘예측’하게 됐다. 이것은 바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작성한 미래 재배지 변동 지도이다. 기후와 사회·경제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앞으로 재배 가능한 작목과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기반을 닦았다.
둘째는 이상기상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과 기온변화에 따른 지역별 벼 최적 이앙기, 보리 파종기 등을 재설정했다. 또 기후와 계절성을 극복할 수 있는 작목 배치와 작물 이어짓기 체계, 아열대 채소·과일의 안정적 재배를 위한 매뉴얼도 개발했다.
마지막은 영농 현장에서 이상기상 발생 시에 ‘대응’하는 기술이다. 온실 온도를 낮춰 농작물 수확기를 연장하거나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가축 생산량 감소를 완화하는 스마트 기술 등이다. 특히 전국 61개 지자체에 구축된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이 큰 호응을 얻었다. 농경지 이상을 감지해 사전에 농장주에게 위험 상황을 알려 피해를 줄이는 기술 덕분이다. 원래 계획보다 이른 2025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1단계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 2단계 사업을 통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기술 개발은 물론 적용 작물과 지역 등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 세계적인 화두는 ‘지속 가능성’이다. 농업도 예외일 수 없다. 농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기후 위기의 극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기후변화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하고 환경과 농업의 상생을 모색하는 길, 바로 과학기술이 미래를 여는 열쇠이다.
조재호 농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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