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산불에 휩싸인 지중해 연안…폭염 타고 ‘통제불능’
[앵커]
유럽 남부는 대형 산불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거의 매일 새로운 산불이 발생하고 있고, 이탈리아와 알바니아 등이 화마와 싸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으로 불이 더 커지고 진압도 어렵다는 겁니다.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벌써 아흐레째입니다.
그리스 최대 휴양지 로도스섬의 불길은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2만 명 가까운 주민과 관광객이 대피했습니다.
[로도스섬 대피 독일 관광객 : "지옥이 따로 없었어요. 모든 짐을 챙겨 42도의 화염 속에서 10km를 달려야 했어요."]
이틀 전엔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 비행기가 추락해 탑승자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재 그리스는 100곳 가까운 곳에서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달에만 5백 건이 넘는 산불이 났습니다.
[그리스 로도스 지역 소방관 : "우리는 매일 밤낮 진화 작업을 벌이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불은 모든 것을 태우고 있지만 우리는 산불을 멈출 수가 없어요."]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도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습니다.
기원전 5세기에 세워진 시칠리아 섬의 그리스 유적은 가까스로 화마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산불을 피하지 못한 주민 4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남부 유럽과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튀르키예 북아프리카 튀니지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 대형 산불로 신음 중입니다.
문제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산불이 통제불능 상태로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야네스 레나르치치/EU 위기관리 집행위원 : "남부 유럽의 상황은 우리가 기후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닙니다."]
기후변화가 만들어 낸 남유럽의 극도로 건조한 날씨와 강풍은 산불 발생 최적의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산불과의 힘겨운 싸움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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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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