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장' 팀 K리그 홍명보 감독 "시메오네와 악수 못한 것 아쉽지 않아"
[상암=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팀 K리그를 이끈 홍명보 감독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와의 친선경기를 승리로 가져간 소감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팀 K리그는 27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AT마드리드에 3-2로 승리했다.
팀 K리그는 전반 13분 토마 르마에게 선제골로 허용하며 전반을 0-1로 마쳤으나 후반 들어서만 4골이 터지는 '골 잔치'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4분 안톤의 헤딩 골로 1-1 균형을 맞춘 팀 K리그는 후반 40분 카를로스 마르틴에게 다시 리드를 뺏겼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43분 제르소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선 팔로세비치가 골키퍼 방향을 속이고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서 팀 K리그가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추가시간 좌측면에서 공격을 펼친 가운데 세징야, 제르소를 거쳐 이순민이 박스 앞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 후 팀 K리그의 '수장' 홍명보 감독은 "많은 관중들 앞에서 우리 선수들이 승리를 거둬서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K리그를 많이 성원해주신 팬들도 많이 오셨는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할 수 있는 골로 승리를 해서 더더욱 팬들에게 고마움을 잘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반전에 아무래도 상대와 차이는 있었지만 이창근 선수의 선방으로 1실점 외에 추가 실점하지 않은 것이 후반전 들어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상대도 선수를 바꿔 나올 것이었고, 우린 경험 있는 선수가 나왔기 때문에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했다. 결과적으로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반전에 국내 선수들, 후반전에 외국 선수들을 투입시킨 홍명보 감독은 "훈련을 1시간 정도 했지만 경기력 적인 측면에서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한국과 외국인 선수들을 나눠서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략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선수들이 잘 해줬다.특히 이창근 선수는 몇 개의 득점 상황을 다 클리어하며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이 든다"며 "외국인 선수들은 팀을 위해서 45분 동안 최선을 다해준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칭찬했다.
이날 설영우는 90분을 소화하며 풀타임으로 뛰었는데, 중앙 수비를 소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에 티모 선수가 빠지는 바람에 수비에서 한 명의 공백이 생겼다. 결과적으로 한 명이 부족했던 것을 설영우 선수가 전반과 후반을 다르게 메꿨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전반과 후반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것에 대해서는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특히 세트 플레이에 집중하라고 전했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집중해달라고 했고, 후반전도 충분히 득점할 수 있으니까 좀더 침착하게 플레이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전력분석관까지 동행하며 준비한 친선전이었던 것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상대의 플레이스타일을 이미지화해서 알고 들어왔다. 선수들에게 합리적으로 가능한 것들을 하자고 얘기했다. 현실적으로 '이기자'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걸 선수들에게 말했다. 그것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AT마드리드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전반전에는 특히 저희와 수준 차이가 난다고 느꼈다. 조직적으로 아주 잘 갖춰져 있는 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했다.
이날 이순민의 역전골이 터지고 울산의 '위닝 송'인 '잘 가세요'가 관중석에서 나오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반색하며 "여기가 울산인 줄 알았다. 우리가 승리를 해서 좋았지만 마지막에 '잘 가세요'가 나와서 더더욱 기뻤다"고 전했다.
시메오네 감독이 판정에 불만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는 "친선경기인데 그렇게까지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악수를 못한 것도 아쉽지는 않다"고 말한 홍명보 감독은 "세계적인 팀을 K리그를 대표하는선수들이 이겼다는 게 기쁘고 좋다. 그동안 올스타전은 설렁설렁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전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결과적으로는 그게 결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메오네 감독이 배준호를 인상 깊은 선수라고 언급했던 것에는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아무래도 어린 선수기 때문에 부담되는 모습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선수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지난 대회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단지 오늘은 위축된 모습이 조금 보인건 사실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