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한민국 자유 지켜낸 유엔군,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종합)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참석…62명 참전용사 일일이 맞이하며 예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은 27일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개최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유엔군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의 주력 비행장이었던 수영비행장이 자리했던 영화의 전당에는 참전국 대표단과 유족, 국내 각계 인사 등 2천600여명이 자리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윤 대통령은 22개국 195만 명의 유엔군이 참전해 미군 3만7천여 명 등 4만 1천 명이 전사하고 11만 명이 다치거나 포로가 됐다는 점을 상기하며 이들의 희생을 기렸다.
윤 대통령은 "73년 전, 자유세계의 수많은 젊은이가 '하나의 유엔 깃발 아래'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다"며 "유엔군 참전 용사 여러분은 인생의 가장 꽃다운 나이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달려와 준 우방국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또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70년이 지난 지금도 유엔군 사령부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핵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유엔사 역할을 부각했다.
이어 "유엔군 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유엔 깃발 아래 우리 우방국들이 즉각적 군사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유엔사 후방 기지 7곳을 자동으로 확보하는 플랫폼"이라며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기념식 축사에서 사실상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 "반국가 세력들이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고 비판한 것을 떠오르게 하는 언급이다.
윤 대통령은 또 "부산은 전쟁 중 임시 수도로서 대한민국 안보의 최후 보루였다"며 "유엔 참전국들 도움으로 전쟁 잿더미에서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거듭났으며 이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세계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에도 나섰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하고 한미동맹을 핵심 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70년간 지켜온 자유의 가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축사하는 동안 박수가 여러 차례 나왔다.
윤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각별히 예우했다.
연로한 나이 탓에 거동이 불편한 유엔군 참전용사 62명이 의장병 호위를 받아 한 명씩 무대로 입장할 때마다 박수로 맞이했다.
마지막으로 입장한 캐나다 출신 테드 에이디 참전용사를 본인 옆자리로 직접 안내했다.
윤 대통령은 또 호주군 참전용사로서 멜번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한 고(故) 토마스 콘론 파킨슨 일병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미국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과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도널드 리드 참전용사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대통령은 행사장을 떠나면서 자리를 함께한 참전용사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데임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은 이날 참전국 대표로 나서 "한국군과 유엔군의 노력에 대한 가장 큰 보상은 자유와 민주주의, 번영의 등대로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번창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어메이징 아리랑'도 울려 퍼졌다.
미 해병대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패트릭 핀 참전용사와 2019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최고령 우승한 콜린 태커리 참전용사가 아리랑을 함께 불렀고 이후 '어메이징 그레이스' 합창이 이뤄졌다.
태커리 참전용사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70년 전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파병 10주년을 맞은 남수단 한빛부대 장병들이 국민의례 때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에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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