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文정부 통계왜곡’ 의혹 김현미 전 장관 소환조사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등 주요 국가통계가 고의 왜곡 발표된 의혹을 조사 중인 감사원이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원은 이날 김 전 장관을 소환해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 김 전 장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조사 여부와 입장을 묻는 데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토부 장관이었다. 취임식 때부터 “집값 급등은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때문”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 국토부는 2018년 9·13 대책, 2019년 12·16 대책, 2020년 6·17 대책과 8·4 대책 등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집값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집값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졌고, 정부가 발표한 통계가 실제 집값과 차이가 있다는 논란도 계속 제기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감사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 정권에서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 청와대가 말을 맞춰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가 공표됐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은 국토부 공무원들이 주택가격 동향이 공표되기 전 부동산원 내부에서만 공유되는 통계 잠정치를 미리 청와대에 보고한 정황도 포착했다.

또 국토부와 부동산원이 집값 동향 조사를 할 때 표본을 의도적으로 치우치게 추출하는 등 고의적 왜곡이 일어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통계청과 국토부, 부동산원의 통계 담당 직원 PC에 전자감식(디지털 포렌식)이 이뤄졌다.

감사원은 부동산 통계뿐 아니라 소득과 고용 통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전 보고와 개입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통계 왜곡에 청와대 참모들의 장기적인 지시와 개입이 있었을 것이란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은 이를 확인하고자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수현 전 정책실장, 김상조 전 정책실장까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총 3명을 조사했다. 또 황수경·강신욱 전 통계청장,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등도 대면 조사를 받았다.

이전에 대면 조사를 진행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한 차례 더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을 비롯해 주요 인물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감사원은 지금까지 파악한 내용을 중심으로 곧 감사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