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가 물가 0.3%P 더 올렸다? 스톡홀름 공연 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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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부터 이틀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이 축제 분위기로 들썩거렸다. ‘팝의 여왕’ 비욘세의 유럽·미국 순회 투어가 이곳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세계 각지에서 10만명이 스톡홀름으로 몰려들었다. 공연장 반경 40마일(약 64㎞) 근처 호텔들이 모두 만실이었다. 오하이오주에서 건너온 브레이아나 앤더슨은 “비욘세 공연 일주일 전부터 어머니와 스톡홀름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떠들썩했던 비욘세 공연은 스웨덴의 고물가에 불을 지펴 펄펄 끓게 만들었다. 공연이 열린 5월 스웨덴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치(9.2%)를 훌쩍 넘어선 9.7%에 달했다. 단스케은행의 미카엘 그란 스웨덴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비욘세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객들이 호텔과 식당 가격을 밀어올린 영향이 스웨덴의 5월 전체 소비자물가를 0.2~0.3%포인트쯤 추가로 상승시켰다”고 했다.
엔데믹을 맞아 팝스타들이 재개하는 콘서트 투어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투어플레이션(tour+inflation)’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막강한 관중 동원력을 가진 수퍼스타가 공연 전후로 폭발적인 소비 증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물가와의 전쟁을 아직 끝내지 못한 유럽·미국의 금융·통화 당국은 물가를 자극하는 콘서트 투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인 테일러 스위프트는 ‘방문하는 도시마다 물가를 치솟게 만든다’는 말을 듣는다. 지난 3월 미국 글렌데일을 시작으로 투어에 나선 스위프트는 내년 8월까지 21국을 찾을 계획이다. 그가 지난달까지 38차례 진행한 미국 공연의 티켓 가격은 평균 254달러(약 32만원)에 달해 다른 가수들의 티켓값(평균 108달러·2022년 미국 기준)보다 배 이상 비싸다. 그런 스위프트의 공연이 열릴 때마다 평균 5만4000여 명이 찾았다. 팬들이 공연장 주변 호텔·식당·쇼핑몰에서도 거침없이 지갑을 열자 ‘스위프트 리프트(lift·끌어올리다)’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 경제학)’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신시내티 관광청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열린 스위프트 콘서트로 4800만달러의 지역 소비 증대 효과가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2일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 “스위프트 콘서트 때문에 지난 5월 필라델피아 지역 호텔 매출이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썼다. 프랑스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클라우스 바더 경제분석가는 “오랜 기간 무대에 목말랐던 가수와 관객들로 인해 최근 콘서트 규모와 범위·기간이 더욱 방대해지고 있다”며 “티켓 비용뿐 아니라 맥주·사이다·코카콜라·핫도그 가격까지 급등했다”고 했다.
이런 현상은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축제에는 해외 팬 12만명을 포함한 40만명의 ‘아미’(BTS 팬클럽)가 몰리며 주변 호텔과 백화점·쇼핑몰이 특수를 누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호텔·식당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3%였다.
‘투어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파일 공유·불법 복제·스트리밍 서비스 확산으로 음반·저작권료 수입이 크게 줄어들자 가수들이 라이브 공연을 고급화·대형화해서 수익을 높이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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