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승절' 70주년, 이번에도 평양서 야간 열병식 진행 중"
오후 8시부터 김일성광장서 식전행사…6개월 만의 열병식
김정은 중·러 연대 강조..한미일에 공세적인 메시지 나올듯
북한은 이날 오후 8시쯤부터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에서 식전행사를 시작해 오후 9시30분 현재 야간 열병식 본행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열병식은 이번이 14번째다, 김정은은 12차례 참석해 5번 연설했다. 이 가운데 주간에 벌인 열병식은 8차례, 이번까지 야간열병식은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이후 6번째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을 전쟁에서 승리에서 의미의 '전승절'이라고 부르며 매년 기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란 이유로 대대적인 경축행사를 예고해 왔다.
북한이 그동안 주요 기념일 계기 열병식을 통해 각종 무기체계를 공개하며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날 열병식에서도 '신(新)무기' 등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직전 열병식이었던 올해 2월 8일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 열병식에서도 김정은이 딸 김주애와 주석단에 자리했지만 따로 연설 없이 오후 8시30분부터 식전행사를 시작해 오후 10시부터 본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북한은 올 2월 8일 인민군(북한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 계기 열병식 때 ICBM '화성-17형'을 탑재한 이동식발사대(TEL) 차량을 10대 이상 동원하는 '물량 공세'를 폈던 만큼 그와 유사한 형태의 시나리오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전날 26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국방성 주최 '무장장비전시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한판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및 무인공격기 리퍼와 닮은꼴 신형 무인기를 공개했다. 이날 열병식에도 이들 장비를 동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후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입수한 인공위성 사진에선 김일성광장 주변에 ICBM을 탑재한 TEL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 크기의 초대형 위장막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 현장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리훙중(李鴻忠) 중국 공산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등 러시아·중국의 대표단 등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쇼이구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은 지난 25일 오후 러시아 정부 전용기 '일류신(Il)-96'을 타고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내렸다. 리 위원 등 중국 대표단 또한 전날 오전 베이징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북한으로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김정은이 이번 열병식에서 연설에 나설 경우 한미일 등을 향한 '강 대 강' 기조를 재천명하면서 중국·러시아와의 연대를 강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열병식 다음 날인 28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열병식 관련 소식을 최초 보도하고, 조선중앙TV로 행사 실황을 녹화 방송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한미 핵협의그룹(NCG) 설치나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 최근 북한이 트집을 잡고 있는 미군 정찰기의 대북 정찰 활동 등을 겨냥한 입장을 표명할지도 주목된다.
전문가 그룹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한·미·일에 한층 더 '공세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뒤 군사행동을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화된 경계·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앞서 12일 김정은의 참관 아래 고체연료 기반 신형 ICBM '화성-18형'의 2차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19일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해상으로, 22일엔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다시 24일엔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쏘는 등 이달에만 4차례 무력도발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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