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 축구 축제 ‘이순민 극장골’ 팀K리그, 아틀레티코에 3-2 역전극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열대야 속 한여름밤 ‘별들의 축구 축제’가 펼쳐진 그라운드의 열기는 더 뜨거웠다. 27일 K리그 올스타 팀인 ‘팀 K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1차례나 우승한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만난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5만8903명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축구팬들의 함성과 탄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팀 K리그’가 3-2로 역전승했다.
K리그에서는 올스타전을 포함한 이벤트성 경기였지만, 경기를 앞둔 선수단 분위기는 진지했다. 라리가의 바르셀로나에서 유스 시절을 보낸 백승호(전북)를 비롯한 선수들은 경기 전 “(홍명보)감독님이 소중한 기회라며 진지하게 경기를 하고 싶어 하신다”고 전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아틀레티코도 이날 팀의 주장인 코케를 비롯해 앙투안 그리에즈만, 알바로 모라타, 로드리고 데폴,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2021~2022시즌 라리가 우승팀으로 지난 시즌에도 리그 3위에 오른 아틀레티코는 유럽 최고의 수비-역습 축구를 보이는 팀다웠다. 프리시즌 첫 경기임에도 타이트한 전방 압박을 펼쳐 보였고, 빠르면서도 물 흐르는 듯한 패스워크로 순식간에 빈공간을 파고 들었다. 역습 상황에서는 그리에즈만, 모라타 등 3~4명의 공격수가 정교한 패스만으로 K리그 밀집 수비를 허물자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전반 초반 팽팽한 힘겨루기 가운데 아틀레티코가 팀 컬러를 살린 역습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12분 중앙선 부근에서 패스를 차단한 모라타의 반대편 전개로 시작된 역습에서 토마 르마르를 거쳐 그리에즈만의 슈팅으로 이어졌다. 그리에즈만의 슈팅은 골키퍼 이창근(대전)이 잘 막았지만 흘러나온 공을 르마르가 재차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팀 K리그’는 전반 15분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의 이승우(수원FC)가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 타이밍이 늦었다. 앞서 K리그1 득점 선두(11골)를 달리는 공격수 주민규(울산)까지 몇 번의 골문 앞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이후 경기 주도권이 아틀레티코로 넘어갔고, 소나기 슈팅 속에서 ‘팀 K리그’ 골키퍼 이창근의 선방쇼가 빛났다. 전반 19분 스테판 사비치와 20분 모라타의 연이은 슈팅이 이창근에 가로막혔다. 이창근은 이후에도 몇 번이나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을 막아냈다.
아틀레티코는 후반 들어서 11명을 전원 교체했다. ‘팀 K리그’는 외국인 선수를 중심으로 선수들을 교체했고, 이후 기동력과 스피드를 살려 흐름을 가져왔다. ‘팀 K리그’는 후반 5분 ‘팬 일레븐’ 최다 득표 선수인 세징야(대구)가 왼쪽 진영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정확히 연결했고, 안톤(대전)가 동점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제르소(인천), 제카(포항) 등의 개인기로 돌파구를 마련한 ‘팀 K리그’는 앙헬 코리아에게 골을 내줘 1-2로 끌려가던 후반 44분 제르소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팔로세비치(서울)가 성공시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추가 시간 제르소가 내준 패스를 이순민(광주)이 중거리 슛으로 역전골까지 뽑아내 경기장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축구 축제’는 이어진다. 오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이 열린다. 맨시티는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유럽 최강팀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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