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 ℓ당 88원 인상···흰우유 '3000원 시대' 온다

신미진 기자 2023. 7. 27. 22: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0월부터 유가공 업체가 낙농가로부터 사들이는 원유(原乳) 가격이 ℓ당 88원 오른다.

낙농가로부터 사오는 원유 값이 비싸지면서 유가공 업체들도 올 하반기 우유 가격 인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원유 값이 947원에서 996원으로 5.1% 오르자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대표 제품인 흰 우유 1ℓ 가격을 6.6% 인상했다.

이에 정부는 7일 유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원유 값 인상에 따른 우유 가격 인상 최소화를 요청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낙농가-유업계 협상 타결
10월부터 ℓ당 1084월 적용
인상률 8.8%···역대 두번째
커피·빵값 등 줄인상 예고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우유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경제]

10월부터 유가공 업체가 낙농가로부터 사들이는 원유(原乳) 가격이 ℓ당 88원 오른다. 사료 값이 비싸지면서 낙농가들의 생산비가 상승한 영향이다. 인상률은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원유 값이 오르면서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등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흰 우유 1ℓ 가격은 3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를 원재료로 쓰는 아이스크림과 커피·빵 값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가공 업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0월부터 적용되는 음용유 기본 가격을 ℓ당 996원에서 1084원으로 88원 올리는 데 합의했다. 가공유의 경우 ℓ당 87원 상승한 887원이 된다. 원유 값은 낙농가 생산비에 연동해 오른다. 생산비가 오르면 오를수록 원유 가격도 따라 상승하는 구조다.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ℓ당 958.71원으로 전년 대비 13.7% 올랐다. 정부는 그동안 농가 생산비 상승분의 90~110%를 원유 가격에 반영했지만 올해부터는 마시는 우유인 음용유와 치즈 등을 만드는 가공유를 별도로 구분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도’에 따라 상승분의 60~90%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원유 값 인상 범위는 기존 ℓ당 104~127원에서 69~104원으로 낮아졌다. 새 원유 가격은 매년 8월부터 적용되지만 낙농진흥회는 고물가 등을 고려해 올해는 10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이번 원유 값 인상률은 8.8%로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높다. 2020년 ℓ당 926원이었던 원유 가격은 2021년 947원, 지난해 996원으로 오른 뒤 10월부터 1000원을 넘어서게 됐다. 낙농가로부터 사오는 원유 값이 비싸지면서 유가공 업체들도 올 하반기 우유 가격 인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원유 값이 947원에서 996원으로 5.1% 오르자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대표 제품인 흰 우유 1ℓ 가격을 6.6% 인상했다. 대형마트 판매 가격은 2700원대에서 2800원대로 뛰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도 뒤이어 흰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서울우유가 7% 이상 가격을 올릴 경우 1ℓ짜리 흰 우유 판매가는 3000원이 된다. 이에 정부는 7일 유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원유 값 인상에 따른 우유 가격 인상 최소화를 요청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유가공 업체 관계자는 “라면은 밀가루와 기름·스프 등 다양한 재료가 있지만 마시는 우유의 원재료는 오롯이 원유”라며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오른 것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과 빵·커피 등 우유로 제품을 만드는 식품 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라테류의 경우 원재료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만 40%에 달한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해 원유 값이 인상된 지 한 달 만에 우유가 포함된 음료 31종의 가격을 200원씩 올린 바 있다. 빙그레도 같은 달 ‘바나나맛우유’ 편의점 가격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인상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