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현장] '10분간 폭풍 골→역전승+관제탑 세러머니'까지 K리그 자긍심 지켰다
[상암=STN스포츠] 이상완 기자 = 27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와 팀 K리그가 90분간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이순민(광주)의 결승골에 3대2로 팀 K리그가 승리했다. AT 마드리드는 스페인 축구, 티키타카의 진수를 보여주며 현실판 인공지능(AI) 축구로 서울의 한여름밤 열기를 뜨겁게 했다. 팀 K리그는 선발 출전한 골키퍼 이창근(대전)이 신들린 선방 등 K리그 자긍심을 지켰다.
◇"세계적 선수 접할 기회" VS "K리그 자긍심"
선수단 27명을 이끌고 지난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방한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전날(26일) 1000여명의 팬 앞에서 진행된 오픈트레이닝에 모습을 드러내고 훈련 도중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밝은 표정으로 몸을 풀었다. 앙투앙 그리즈만, 멤피스 데파이 등 세계적 핵심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2011년부터 12년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이끌면서 리그 정상을 두 번이나 이끈 아르헨티나 출신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53) 감독은 "팬들에게 세계적인 선수들을 접할 기회를 줄 것"이라며 주전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킬 뜻을 밝혔다. 시메오네 감독의 예고대로 이날 대부분 주전급 선수들이 뛰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을 주축으로 K리그1 득점 공동 선두에 있는 주민규(울산) 나상호(서울)를 포함해 백승호(전북) 이승우(수원FC) 등 국가대표급으로 꾸린 팀 K리그도 주눅들지 않은 플레이로 팬들에게 호응했다. 홍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승부를 놓고 경쟁하지는 않지만 팀 K리그 선수들이 자부심과 리그를 대표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임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AT 마드리드 한글 유니폼 착용…이적설 펠릭스·데파이 등 명단 제외
시메오네 감독은 4-4-2의 공격적인 전술로 나섰다. 골키퍼 이보 그리비치를 내세웠고 마리오 에르모소, 스테판 사비치, 악셀 비첼,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수비에 나섰다. 미드필더는 주장 코케 레수렉시온을 주축으로 토마 르마, 로드리고 데 파울, 사무에우 리누가 출전했다. 공격은 앙투앙 그리즈만과 알바로 모라타가 선봉에 섰다. 이적설이 도는 핵심 주앙 펠릭스와 멤피스 데파이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날 AT 마드리드는 한글 이름이 새겨진 홈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그리즈만은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팀 K리그는 4-3-3으로 맞섰다. 홍 감독은 이승우(수원FC) 주민규(울산) 나상호(서울)를 스리톱으로 내세웠다. 백승호(전북) 한국영(강원) 배준호(대전)가 중앙에 섰고 김영권(울산) 정태욱(전북)이 중심이 된 수비는 이기제(수원) 설영우(울산)가 좌우 윙백을 맡았다. 골문은 이창근(대전)이 출전했다. 광주의 티모는 코로나19 확진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스페인 축구·티키타카 축구의 진수…라 리가 명문은 달랐다
경기 시작부터 유효슈팅이 나오면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전반 2분만에 르마와 리누로 짜여진 왼쪽 라인을 파고 들던 AT 마드리드는 데 파울이 시원한 오른발 중거리포를 때렸다. 빨래줄 같은 슈팅을 K리그1 최다 선방률을 보이는 이창근이 몸을 날려 막았다. 팀 K리그도 전반 4분경 최전방에 있는 주민규가 후방에서 넘어오는 공을 잡아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슈팅까지 가져갔다. 2분 뒤에는 실점 위기를 맞았다. 모라타가 수비벽을 뚫고 골문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무산됐다. 첫 골은 12분에 AT 마드리드가 먼저 가져갔다. 중앙에서 볼을 가로챈 뒤 빠른 역습에 나섰다.
르마가 수비를 뚫고 전방으로 달려가던 그리즈만에게 내줬고 이를 오른발로 낮게 깔아찼다. 이창근이 그리즈만의 슈팅을 막았지만 세컨볼로 나온 공이 르마 발 앞으로 가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첫 골을 넣었다. 선제 실점했지만 팀 K리그 공격도 매서웠다. 특히 김영권과 이승우의 호흡이 환상적이었다. 전반 16분 김영권이 후방에서 왼쪽으로 뛰어드는 이승우에게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이승우의 돌파가 빛났지만 반박자 늦어 슈팅까지 가져가지 못했다. AT 마드리드는 티키타카의 진수를 보여주며 리누와 모라타의 연속 유효슈팅이 나왔다. 22분에도 결정적인 슈팅이 나왔다. 그리즈만이 골문 앞에서 골키퍼 이창근의 동작을 보고 왼발로 찬 공이 골대를 맞았다. 전반 30분 드링크 브레이크를 가진 후에도 AT 마드리드의 공격력은 배가 됐다. 40분경 르마가 촘촘한 수비벽을 뚫고 원투 패스로 헤딩까지 가져갔다. 전반 종료 직전 이승우가 백승호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노마크 슈팅을 때렸는데 골대 옆을 살짝 스쳤다. AT 마드리드는 전반에만 오프사이드 3개를 범할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세징야·제르소·안톤 등 K리그 최고 용병 긴급 투입 성공
홍명보 팀 K리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대거 교체 투입했다. 용병술은 성공적이었다. 세징야(대구) 제르소(인천) 안톤(대전) 팔로세비치(서울) 그랜트 제카(이상 포항) 등 앞선에 포진돼 빠른 축구를 구사했다. 후반 4분경 패널티박스 부근에서 얻은 세트피스를 세징야가 올렸고, 이를 골문 앞에 있던 안톤이 헤딩으로 연결. 1-1 동점골을 만들었다. 안톤은 관제탑 세리머니로 K리그 팬들을 즐겁게 했다. AT 마드리드도 11명이나 교체해 후반전에 나섰다. 동점골 이후 기류는 팀 K리그로 쏠렸다. 14분에는 제카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양팀은 중반이 지나가면서 전반전과 달리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팀 K리그는 역전 기회를 몇 차례 놓치는 가운데 경기 종료 직전 AT 마드리드의 카를로스가 왼쪽에서 낮게 깔려오는 크로스를 쇄도하면서 오른발로 차 기어코 역전골을 넣었다. 팀 K리그는 패색이 짙었으나 제르소가 상대 반칙을 이끌어내 페널티킥을 얻었고 팔로세비치가 키커로 나서 2-2 승부를 돌리는 골을 성공시켰다. 5분간 추가시간이 주어진 가운데 교체 투입된 이순민이 오른발로 역전골을 만들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오는 30일(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시티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을 갖는다.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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