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뒤틀린 가족관계 정정 시작…‘사실상 자녀’ 대상
[KBS 제주] [앵커]
4·3으로 가족이 희생된 뒤 친척의 양자로 입적되며 가족관계가 뒤틀린 아픈 사연 제주에선 드물지 않은데요.
4·3 희생자의 사실상 자녀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됩니다.
임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주4·3의 광풍에 휘말려 자신이 태어나던 날 군경에 의해 아버지를 여읜 일흔다섯의 이순열 할머니.
작은아버지 딸로 입적됐지만 뒤틀린 가족관계를 바로잡는 게 70여 년간 마음 깊이 간직한 바람입니다.
[이순열/4·3 희생자 친생자 : "딸 죽기 전에 아버지 호적에만 놓게 만들어 주세요. 아버지 소원이에요."]
제주도가 최근 조사한 희생자의 자녀가 조카나 형제 등으로 출생신고 된 사례는 220여 건.
제주도는 지난 3월에 개정된 4·3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4·3 유족도 대상에 포함하는 가족관계 정정 신청을 내일부터 받습니다.
가족관계 정정을 위해선 유전자 검사 결과를 비롯해 족보와 묘비, 학교생활기록부, 당시 가족 사진을 근거로 제출하면 도움이 됩니다.
친족 2명의 보증이나 4·3 당시 이웃 주민 3명의 보증도 근거 자료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김삼용/제주도 4·3지원과장 :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과 적법한 권리 회복을 위해 한 분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가족관계 정정 신청 뒤 사실조사와 심사를 거쳐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제주도는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창범/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 "(가족관계 정정) 심사 기준 (마련) 절차가 조금 지연되다 보니까 고령 유족분들이 그사이에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심사 속도가 유족회 입장에선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4·3 당시 사실혼 관계였거나 사후 양자로 들인 사례 등은 4·3 특별법이 개정돼야 가족관계 정정이 가능해 시급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조하연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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