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방북 밀착…“북의 안보 우려 해소” 강조[정전 70년]
중국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인 27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경축행사에 리훙중(李鴻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대표단으로 파견했다. 지난 3월 왕야쥔(王亞軍) 주북 대사 부임을 제외하면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측 인사의 첫 방북이다. 북한이 전승절 행사에 외국 대표단을 초청한 것도 2013년 60주년 행사 이후 10년 만이다.
사회주의권 국가들은 5년, 10년 단위의 정주년을 특별히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중국에도 정전 70주년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셈이다. 더욱이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경쟁 속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전쟁 승리’를 부각하는 상황에서 정전 70주년은 대내적으로 애국심을 고취하고 대외적으로 북·중·러 3각 밀착을 과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항미원조전쟁 승리 70주년’을 다룬 기사에서 “항미원조정신을 발양하는 것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추진을 더욱 앙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는 중국에서도 북한과 접한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중국은 한국전쟁에서 인민지원군이 첫 전투를 벌인 10월25일을 항미원조전쟁 기념일로 정해 매년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정전협정일인 7월27일에는 보통 별다른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올해는 7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이를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라는 항미원조전쟁 선전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년여 만에 재개된 중·북 간 고위급 대면 교류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대표단 방북에 대해 양측 관계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쌍궤병진(雙軌竝進)’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해 미국에 책임을 돌리며 북한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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