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점 폭발 타선 침묵시킨 완벽투…탈KBO급 투수의 클래스, '볼볼볼볼볼' 대투수도 당해낼 방도가 없었다[창원 리포트]

박상경 2023. 7. 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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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35·KIA 타이거즈)과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 KBO리그가 자랑하는 토종-외국인 에이스다.

하지만 KBO리그 최고 좌완 중 한 명으로 군림하며 쌓아온 '경험'이라는 페디가 갖지 못한 무기가 있었다.

7월 3번의 등판에서 모두 실점이 있었던 페디였기에 KIA 방망이를 피해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있었다.

KIA 타선은 이날 페디의 투구에 완전히 얼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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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7회초 수비를 마친 NC 페디 안중열 배터리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7.27/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5회말 수비를 마친 KIA양현종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7.27/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양현종(35·KIA 타이거즈)과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 KBO리그가 자랑하는 토종-외국인 에이스다. 두 에이스가 외나무 다리에서 제대로 만났다.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맞선 27일, 창원NC파크에서 위닝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개인 성적만 놓고 봤을 때 페디가 확실히 우위에 서 있다. 시즌 16경기서 13승2패, 평균자책점 1.87을 찍었다.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 NC행 발표 직후부터 뒤따랐던 '탈KBO급 선수'라는 평가가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양현종은 16경기 5승5패, 평균자책점 3.78로 페디와 격차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KBO리그 최고 좌완 중 한 명으로 군림하며 쌓아온 '경험'이라는 페디가 갖지 못한 무기가 있었다.

양현종에겐 득점 지원도 기대해볼 만한 날이었다. KIA 타선은 26일 NC에 13대3 대승을 거뒀다. 최형우 소크라테스 고종욱이 각각 아치를 그렸고, 두 번이나 빅이닝을 만드는 등 방망이가 식을 줄 몰랐다. 7월 3번의 등판에서 모두 실점이 있었던 페디였기에 KIA 방망이를 피해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있었다.

결과는 페디의 완승이었다.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NC 선발투수 페디가 역투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7.27/

KIA 타선은 이날 페디의 투구에 완전히 얼어 붙었다. 7회까지 5안타를 만들어냈으나, 후속타를 만들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페디에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4회초 선두 타자 나성범에 안타를 내준 뒤 소크라테스의 진루타 때 2루를 허용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선빈에 좌전 안타를 내줬고, 나성범이 홈 쇄도하며 실점하는 듯 했다. 하지만 좌익수 권희동이 포수 박세혁에 정확히 송구, 나성범을 홈 태그아웃시키는 데 성공했다. 페디와 호흡을 맞추던 박세혁이 6회말 주루 후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근경련 증세로 안중열과 교체됐지만, 페디는 이어진 7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라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면서 7이닝 5안타 무4사구 무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KIA 양현종이 2회말 1사 3루 NC 박세혁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7.27/

양현종은 웃지 못했다. 2회말에만 3실점했다. 선두 타자 권희동에 좌월 솔로포를 내준 뒤 윤형준에 좌중간 2루타까지 내줬다. 도태훈의 진루타로 만들어진 1사 3루에서 박세혁 김한별 손아섭에 3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6회말엔 권희동을 볼넷 출루시킨 뒤 윤형준의 번트 타구를 바운드시켜 병살타로 연결하는 센스를 선보였지만, 도태훈 박세혁에 연속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김한별에 적시타를 맞으면서 4실점째를 기록했고,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두 에이스의 희비가 명확하게 갈린 밤이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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