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유엔군 헌신으로 자유 지켰다” 가치연대 재강조[정전 70년]
전 정부 추진 종전선언 비판하며 ‘유엔사 역할 강조’ 연장선
“한·미 동맹 핵심축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 메시지
윤석열 대통령은 6·25 정전협정 70주년이자 유엔군 참전의날인 27일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며 유엔군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를 지켜나가는 길을 두고는 한·미 동맹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와의 연대, 유엔군사령부의 역할 등을 강조했다. 정전협정 70주년의 핵심 의미를 ‘연대로 수호한 자유’에 두면서 가치 공유국과의 연대 강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여러분(유엔군 참전 용사)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화의전당은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의 주력 비행장이었던 옛 수영비행장 부지에 조성됐다. 윤 대통령은 “73년 전 자유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하나의 유엔 깃발 아래’(under one banner)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다”면서 “인생의 가장 꽃다운 나이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 “고귀한 희생” 등의 표현으로 사의를 표하면서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핵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면서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유엔의 깃발 아래 우리 우방국들이 즉각적 군사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유엔사 후방 기지 일곱 곳을 자동적으로 확보하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임 정부가 추진한 종전선언을 비판하며 유엔사 역할을 강조해 온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69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반국가 세력들은 핵 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향후 한국의 역할을 두고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하고 한·미 동맹을 핵심 축으로 하여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유엔 참전국에서 정부 대표단과 참전 용사, 유가족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군 참전 용사 62명을 한 명씩 무대에서 영접했고, 마지막으로 입장한 테드 에이디 캐나다 참전 용사는 직접 자리로 안내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룩셈부르크 국기와 뉴질랜드 기념비, 영국군 전사자 묘역을 참배한 후 유엔군 위령탑에 헌화·묵념했다. 현직 대통령의 유엔군 위령탑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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